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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매주 10만원씩’ 비트코인 강제투자 ‘이 앱’…2년 수익률 100% [신기방기 사업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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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씨는 2022년 한 적립식 비트코인 투자 서비스에 가입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코인 혹한기를 맞아 개당 3000만원대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목표는 비트코인 1개 모으기. 이를 위해 A씨는 매주 10만 원씩 구매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구매 의지가 언제까지 이어질것인가다.

해당 앱을 살펴봤더니 A씨가 설정해둔 금액을 기준으로 알고리즘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때는 조금 더, 오르면 좀 줄여 구매하는 식으로 비트코인을 모아주는 방식이었다. 과거 코인 투자할 때 그는 비트코인 오른다는 뉴스에 따라 샀다가 급락하면 손해 보고 팔기를 거듭했던 흑역사(?)가 있었다. 그래서 기계적인 투자 방식의 이 앱을 믿어보기로 했다.

가입 후 약 2년 가까이 된 올해 1월. A씨는 앱 서비스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누적 수익률이 100% 가까이 됐기 때문.

A씨는 “매주 10만 원은 물론 목돈이 생기면 구매 금액만 바꿔주곤 했는데 알고리즘이 구매 비율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니 원금 대비 2배 가까운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라고 활짝 웃었다.

매경이코노미

이장우 업루트컴퍼니 대표 겸 한양대 겸임교수(업루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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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앱은 블록체인 스타트업 업루트컴퍼니의 ‘비트세이빙’이다. 창업자는 이장우 대표. 애초 블록체인 아카데미 사업을 하던 그는 한양대 겸임교수로 부임, 학생들에게 블록체인 사업 모델을 가르쳤다. 이 때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묻지마 투자’를 하다 많은 이들이 상처를 입고 있던 것. 블록체인 산업도 이해하면서 건전한 투자를 할 수 있게 해줄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내놓은 답이 적립식 투자로 ‘국민 1인 1비트코인 보유하기’였다. 매주 혹은 매월 일정금액을 비트코인을 사면서 위험을 회피할 수 있고 장기투자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게 한다는 복안. 그렇게 2022년 비트세이빙이 세상에 나왔다.

이 대표는 “코인시장에서는 소수가 아주 큰돈을 벌고, 대부분의 개인들은 손해보는 구조”라며 “거래량과 수익률만 강조하는 거래소에서 단타, 레버리지 등으로 투자를 하다가 큰 돈을 잃는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워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 결국 이기는 투자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 해서 창업에 나섰다”라고 소개했다.

참고로 회사명 ‘업루트’의 루트(root)는 뿌리를 의미하는데 뿌리는 영양분을 흡수하기도 하고 식물을 지면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기초가 단단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사명에 담았다고.

창업 초기엔 사람들을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데다 단타 투자자가 대부분이어서다. 2년 동안 꾸역꾸역 2000여명의 회원을 모았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에서 승인나면서 비트코인이 크게 오르자 가입자수도 급증했다. 올해 1월 15일 만에 기존가입자의 50%를 넘는 1200명의 사용자가 새로 유입됐던 것. 비트세이빙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SNS), 유튜브에 올렸던 것들이 응축돼 자연스레 마케팅이 된 셈이다.

이 대표는 “2022년 코인 대부분이 -80%이상의 가격하락을 겪었는데 비트세이빙 서비스를 이용, 유지한 사람의 80% 이상은 오히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이 알려졌던 것도 최근 가입자 급증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

매경이코노미

비트코인을 적립식 투자하게 만들어주는 앱 ‘비트세이빙’(업루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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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미 블록체인 시장에 강자가 많은데 어떻게 차별화했나?

비트코인 투자자의 페인포인트(고객이 불평, 불편, 불안, 고통을 느끼는 지점)에 주목했다. CNBC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87%가 미래에 디지털자산을 보유하겠다고 할 만큼 보편적인데 이들 투자자의 70%는 이 자산에서 손실 경험이 있었다. 주변 지인으로 눈을 돌려보면 체감상 이보다 숫자는 훨씬 더 많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가상자산 자체가 워낙 가격변동성이 심한데다 코인 시장의 정보 불균형, 검증되지 않은 암호화폐 등장 등에 있다. 그래서 업루트는 검증된 디지털자산을 선별해주고, 변동성을 이용하는 적립식 투자(DCA)를 자동으로 제공해 고객들이 안전하게 디지털자산을 투자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여기에 블록체인데이터(온체인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고객이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알고리즘이 알아서 더 나은 수익률을 추구하게 만든 기술로 특허를 받고 상품화도 시켰다.

Q. 적립식 가상자산 투자, 어떻게 하는 건가.

일단 앱을 깔아보라. 대표자산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고객은 ‘하루에 얼마를 구매할지’, 또 매주·매일처럼 ‘얼마나 자주 매입할지’ 주기를 선택할 수 있다. 비트코인만 살지, 이더리움만 살지, 반반 살 지도 고를 수 있다. 또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만 적립식 구매를 할 수 있는 특별 주기(일명 ‘물타기’)도 제공한다. 그런 다음 본인이 주로 이용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연결해두면 비트세이빙이 고객 계정에서 적립식 투자를 실행해준다. (2월 기준 제휴된 원화 거래소는 빗썸, 코인원, 고팍스 등이다.)

이중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저금통’이다. 온체인데이터를 통해 시장이 과열되거나, 기회인 구간을 분석해내고 적립식 투자금액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이다. 쉽게 말해 비싸면 적게 사고, 싸면 많이 구매하게 설계했다. 이 저금통은 같은 금액을 매일 구매하는 일반 적립식 투자에 비해서 18% 가까운 성과 개선율을 나타내고 있다. 수익모델은 월 4500원, 연 5만4000원짜리 구독료가 주력이다. 매월 커피 한잔 값 정도니 부담없이 가입하는 분위기다.

매경이코노미

비트세이빙 스마트 적립식 투자를 했을 때와 일반 적립식 구매 간 수익률 비교(업루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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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프트웨어 수출 소식도 있던데.

그렇다.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페루의 ‘크립토아호로’라는 기업에 비트세이빙의 비트코인 적립식 투자 솔루션을 수출하게 됐다. 라이센스 아웃 계약 방식으로 올해 3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Q. 특별히 중남미 시장을 타깃 삼은 이유가 있나.

남미 국가들은 통화가치가 불안정해서 대체자산의 관심이 많다. 또한 그들 국가 국민들은 저축할 수단이 잘 없다. 비트세이빙은 비트코인을 통한 저축상품을 제공하기에 현지 업체 반응이 뜨겁다.

Q.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들었다.

2022년 창업하고 그 해 뉴욕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와 국내 헥사곤, 더인벤션랩과 같은 투자사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창업한지 2년만인 올해 2월 초, 프리A 투자도 유치했다. 아직 라운드가 끝나지는 않았기 때문에 투자금은 공개할 수 없지만, 블록체인 시장의 긴 겨울 끝에 찾아온 투자여서 의미가 깊다.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더불어서 시장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Q. 비트코인은 앞으로 계속 오를까.

그렇다. 비트코인은 주요 글로벌 자산 중에서 가장 빠른 말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의 속성을 가졌다. 휴대성, 내구성, 분할성 같은 면에서는 금보다 훨씬 나은 자산이기도 하다. 유일한 약점은 5000년 역사의 금에 비해,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거다. 비트코인은 5~7년안에 금의 시가총액을 위협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시총 13조달러 정도인 금을 넘어설 때 쯤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65만달러(약 8억 6000만원)에 달할 것이다.(참고로 비트코인의 2월 기준 시가총액은 약 8500억 달러(약 1130조원) 정도다.)

Q. 앞으로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은가?

글로벌 1등 비트코인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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