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5G’ 사업 계획은?…8수 만에 나온 제4이통사, 사업성 관건

‘5G 28㎓’ 4301억원에 낙찰
업계 예상·기존 낙찰가 상회
B2B·B2C서 5G 서비스 구현
5G 기업시장 활성화 등 관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업자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졌던 제4이동통신사 주파수 할당 경매가 전날 스테이지파이브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의 최종 승리로 마무리됐다.

스테이지엑스는 밀봉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2단계 경매에서 4301억원을 써내 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됐다. 경매는 50라운드에 걸쳐 이어진 1단계 오름입찰 방식과 밀봉입찰로 치러진 2단계로 진행됐다.

금액만 보면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낙찰가보다 2배 더 높다. 통신3사의 5G 28㎓ 낙찰가는 2000억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이번 경매에서 1000억원 안팎으로 낙찰이 이뤄질 것이라는 업계 예상도 빗나갔다.

세종텔레콤은 1단계 경매 과정에서 일찌감치 떨어져나갔다. 스테이지엑스와 접전을 벌인 미래모바일 중심의 컨소시엄 마이모바일은 2단계에서 2000억원 중후반대 금액을 써냈다.

8수 끝에 통신4사 체제를 완성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시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특성을 갖는 ‘리얼(Real) 5G’를 앞세워 28㎓ 핫스팟, 클라우드 코어망뿐 아니라 기존 통신3사 네트워크를 이용한 로밍(통신망 공동사용)으로 전국을 커버하는 5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스테이지엑스는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모두를 공략 대상으로 보고 있다. 28㎓ 대역이 가진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기업·단체와 5G 구축을 우선 진행한다. 실증을 거쳐 주파수 대역 혁신 서비스 모델을 상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와는 리빙랩 형태로 5G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세의료원(세브란스)와는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 사업을 함께한다. 실증기간에는 5G 기반의 의료 사물인터넷(IoT) 기기·의료 영상·로봇 등 진료, 물류,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스마트병원을 완성해나갈 전망이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5G 사업을 추진한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주요 경기장·공연장과 협업해 실감형 K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 관람을 벗어나 다양한 실감형 콘텐츠를 즐기는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항 등 많은 인원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서도 리얼 5G를 구현해 통신강국이라는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 만큼 통신시장 내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스테이지엑스는 혁신적 요금제와 서비스를 설계·보급할 예정이다.

또 삼성, 애플, 구글, 폭스콘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28㎓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보급한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간 핫스팟 90곳에 6000여개 이상의 무선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장비 구매·구축 비용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스테이지엑스가 안착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5G 28㎓를 활용할 킬러콘텐츠가 부재하고 B2B 시장이 활성화된 상태가 아니어서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가 도모할 온라인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절감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 28㎓ 기반의 5G 서비스 이용기회가 소비자들에게 제공되고 통신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에 따라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차례 시도 끝에 제4이통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7차례에 걸쳐 제4이통사 선정이 추진됐지만 당시에는 모두 무산됐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안착하도록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통신3사와 통신설비를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다. 또 상호접속료을 낮춰 부담을 덜어준다.

과기정통부는 빠른 시일 안에 주파수 할당 통지와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신청법인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28㎓ 대역 할당대상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조기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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