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GDP도 연 1.2조원 감소 불가피
최저임금·최고금리 인하 등 정책실패
2월1일 국회 본회의 마지막 기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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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고나 질병 같은 심각한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5~49인) 사업장에 확대 시행되면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정책 취지와 달리 폐업과 채용 인원 축소에 따른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라면 문재인 정부 시절 현실을 외면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급감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려대 총장을 역임한 이필상 서울대 특임교수는 29일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 강행은) 정책 역설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큰 틀의 취지는 좋지만 정책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일률적인 법 적용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었던 최저임금 인상의 전철을 따라가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대재해법 신규 적용 사업장은 83만 7000여 곳에 달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전국 30개 권역에 ‘산업 안전 대진단 상담·지원센터’를 운영해 컨설팅, 교육, 기술 지도와 시설 개선을 포함한 재정 지원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4월 말까지 산업안전 대진단이 진행되는데, 사업주 등이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나 우편·방문을 통해 자가진단표를 직접 작성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소기업을 중심으로 폐업과 고용 감소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인력·재정 부족…유해·위험 요인 컨설팅 2.8만 사업장 예산만 확보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은 예방보다는 처벌을 중시하고 있는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안전 관리자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유예 없이 5~49인 사업장에 관련 법을 적용하는 것은 정치권의 무책임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 대표 입장에서는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공포감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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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내몰린 영세기업···20만 고용도 위태
이뿐만이 아니다. 정책 부작용은 1년 내내 이어져 그해 연말에는 실업자가 20만 명 이상 증가한 122만 4000명으로 2000년 1월 이래 19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이 같은 최저임금 사태가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으로 반복될 상황에 처했다. 중대재해법으로 1년에 줄어드는 일자리가 1만 1000개로 추정되는데 중소기업 현장에서의 불안감과 그에 따른 실질적인 고용 축소는 더 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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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법 방치하면 '최저임금'때처럼 고용급감 되풀이"
이 때문에 관가에서는 올해 23만 명으로 예측한 고용 창출 예상치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도 흘러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월에 내놓은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가 23만 명이다. 그러나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건설투자 감소, 장기화하고 있는 홍해 물류 대란을 고려하면 고용과 성장률 감소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어 고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은 악순환의 고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취업자 증가 20만 명 선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올 한 해 23만 명가량의 취업자가 예상되지만 기본적으로 하방 요인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에 따른 경제 전반의 부정적 영향으로 연간 일자리가 1만 개 이상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중대재해법의 부작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유예 개정안 통과 필요성을 정부와 여당 및 경제계가 한목소리로 외치는 상황이다. 문제는 압도적인 의석수를 갖고 있는 야당이 요지부동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야당은 중대재해법 관철이 야당 지지층을 결집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취약 계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내세웠던 정책이 오히려 그들의 일자리마저 앗아가는 현실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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