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로 근로자 사망…고용부,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
경영 책임자 형사처벌 시 생산 차질·경영 공백 우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잇달아 사망 사고가 발생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경영 책임자가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모습. /한화오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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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잇달아 사망 사고가 발생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 호황기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 처벌 등으로 인해 추가 일감 확보와 투자가 지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조선사 사업장 내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오션에서는 지난 12일 거제사업장 내 선박 방향타 제작 공장에서 연마 작업을 하던 협력 업체 소속 20대 근로자가 가스 폭발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 발생한 사망 사고다.
거제사업장은 사고로 인해 지난 15일 조업을 중단한 뒤 16일 조업을 재개했으며, 사고가 발생한 선박 방향타 제작 공장은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 18일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하청 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계단에서 떨어져 숨졌다. 거제조선소에서는 19일 오전 8시부터 4시간 동안 조업이 중단됐고, 특별 안전교육을 실시한 뒤 조업을 재개했다.
두 사고 모두 고용노동부에서 즉시 근로감독관을 보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 등이 운영·관리하는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할 때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위험한 사업장을 가진 조선사들의 경우 중대재해법 이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경영진이 제재를 수차례 받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중대재해법 위반과 관련해 첫 실형 판례가 나오면서, 조선사들도 '경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28일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중대재해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제강 대표에게 징역 1년, 법인에 벌금 1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상고 기각으로 확정했다.
당장 조업이 중단되는 것과 별도로 경영진 부재로 인해 새로운 일감 확보와 투자 계획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전국금속노동조합을 비롯한 노동계는 대형 조선 3사 사망 사고를 두고 중대재해법을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하청 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계단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고용노동부가 조사 중이다. /삼성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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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남본부는 지난 16일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화오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이번 중대재해는 한화오션 인수 이후 안전보건 시스템의 후퇴와 실패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처벌을 촉구했다.
노조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총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는데, 한화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서 HSE(안전·보건·환경)조직이 개편됐고, 현장 인원 부족으로 안전 보건에 대한 대응 능력이 사실상 붕괴했지만, 대책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금을 늘리고,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2년 2629억 원이던 안전보건 관련 투자 금액을 지난해 3212억 원으로 늘렸고, 안전보건환경 관리 인력도 300명 충원했다.
삼성중공업은 자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운영하고 안전보건총괄책임자와 관리감독자에 대한 평가 절차를 마련해 교육하고 있다. 안전보건 부문 투자금도 지난 2021년 24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3700억 원으로 증액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에서의 안전 대책을 수십 년간 추진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지속해서 관련 투자를 늘리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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