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운영체제(OS) 탑재를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249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구글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2024.1.24/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글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탑재를 강요한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과징금 2249억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법원은 구글이 독과점 사업자로 불공정 거래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6-3부(재판장 홍성욱)는 24일 구글 코리아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구글에 패소 판결을 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맺은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계약’과 ‘모바일 앱 유통 계약’이다. 이 계약에는 구글 경쟁사나 스마트폰 제조사가 개발한 변형 안드로이드 OS 탑재를 금지하는 조건이 붙었다. 변형 OS에 기반한 앱 마켓도 탑재하지 못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와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 앱 묶음 탑재를 강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가 2016년 구글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021년 9월 공정위는 구글이 독과점 사업자라는 지위를 기반으로 자신과의 거래를 강제하고 다른 사업자의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구글에 과징금 2249억원을 부과하면서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말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구글이 2022년 1월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공정위 처분에 대한 소송은 서울고법이 1심을 전담하고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서울고법은 “구글은 스마트 기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OS 탑재 의무를 수용하지 않는 경우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스마트 기기 제조사가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했다”면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강제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변형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 출시를 좌절당하거나 방해받았고 새로운 스마트 기기의 연구·개발에 관한 혁신 활동이 저해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구글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스마트 모바일 OS 시장의 90% 이상을, 안드로이드 기반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도 95% 이상을 각각 점유하고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며 “구글의 안드로이드 강제로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면서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 봉쇄됐고 스마트 기기 제조사가 구글 경쟁사와 거래하는 것도 제한됐다”고 했다.
[양은경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