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 전광판에 결항 안내가 뜨고 있다. 2024.1.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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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베링해 인근 한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며 23일 오전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25.8도까지 떨어졌다. 제주에 사흘간 30cm의 눈이 내리는 등 남부지방에선 폭설이 쏟아졌다. 시속 100km 이상의 강풍과 폭설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420여 편이 결항해 승객 2만여 명의 발이 묶이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북극발 한파는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 북극 찬 공기 유입…한랭질환 사망자 7명
기상청은 23일 전국에 한파, 대설, 강풍 특보 등을 내렸다. 서울 경기 충북 경북 강원 등에는 한파 특보, 충남 호남 제주 등에는 대설 특보, 서해안과 남해안 해안가를 중심으로 강풍 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4도~영하 3.3도를 기록했다. 강풍으로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서울 중구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1도였으나 체감온도는 이보다 10도 가까이 낮은 영하 25.8도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대기 상층 북서쪽(몽골)과 북동쪽(베링해)에 각각 고기압이 자리잡았다. 그 사잇길로 고위도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남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쪽에 거대한 고기압이 자리잡으며 공기가 동서보다 남북으로 흘렀다는 설명이다.
대기 하층에는 중국 북부 지방의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넓히며 차가운 북서풍이 불고 있다. 이 북서풍이 비교적 따뜻한 서해를 지나며 해수면과 대기의 온도차로 눈구름대가 발달했다. 이에 따라 21일 밤부터 충남 서해안, 호남,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21~23일 제주 한라산은 29.3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한파에 동상,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자도 늘고 있다. 20일 오후 5시경 경기 김포 주민 A 씨(83)는 길을 걷다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사망 원인은 심장 질환과 저체온증 등으로 파악됐다. 21일 전북에서도 한랭질환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한랭질환자는 240명, 추정 사망자는 7명이다.
●제주 항공편 무더기 결항…2만 명 발 묶여
제주에는 강풍과 풍랑, 폭설이 겹치며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혔다. 23일 최대 순간풍속은 제주 고산 기상대의 경우 초속 29.6m(시속 약 107km)에 달했다. 결국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452편 중 420여 편이 결항해 승객 2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한라산은 산간도로 차량 운행이 통제됐고 한라산국립공원 탐방로 출입도 전면 금지됐다.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과 화물선도 모두 통제됐다. 또 전남도는 23일 섬을 오가는 여객선 53개 항로 78척 중 35개 항로 41척이 운항 중단됐다고 밝혔다.
눈길 교통사고와 낙상사고도 잇따랐다. 22, 23일 광주·전남에서만 교통사고 17건, 낙상사고 21건이 발생했다.
추위는 25일까지 기세를 떨칠 전망이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2도, 강원 철원군 영하 18도, 대전 영하 9도, 대구 영하 8도 등 전국 영하 18도~영하 2도로 예상됐다. 이날 오후엔 기온이 다소 오르지만 25일 아침 역시 전국 영하 15도~영하 1도로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6일경 중국 북동부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이동성 고기압으로 바뀌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추위가 다소 누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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