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분열 않으면 낮은 국정지지율에도 총선 승리 가능하다”
■“한동훈, 흑백이 조화 이루는 정치 원리 이해해야 착지 성공”
■“이재명, 위급하다며 혈관 터질 수 있는 비행기를 탄 건 비상식”
■“김건희 근신 중인 듯… 명품 핸드백 문제, 때가 되면 사과해야”
1월 12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가 열린 서울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커튼을 열어 창밖을 내다보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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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다선(多選) 국회의원들의 무덤이다. 선수(選數)가 많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험지 출마를 종용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여당일수록 중진 의원들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상상을 초월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의 공신 격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이 대표적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이런 인적 쇄신을 혁신의 척도로 여기는 정치권 세태에 유감이다. 특히 중진들이 떠나간 자리에 권력자의 측근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관행에 비인간적, 비민주적이라는 이유로 반기를 든다.
그에게 총선 승리의 비결은 통상적인 인적 물갈이나 세대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지지층을 효율적으로 결속하는 전략에 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선대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하는 등 한때 보수 진영의 킹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에는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 당내 최대 계파를 아우르는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 이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월간중앙은 1월 12일 서울 마포구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를 만났다.
올 4월 총선 전망과 관련해 김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 중 분열하지 않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으로 민주당은 대(大)분열에 접어들었고,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은 지역 기반이 없는 까닭에 소(小)분열에 그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총선 공천 국면을 잘 이끈다면 국민의힘에도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수가 분열하지 않는다면 낮은 국정지지율에도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세 분석이다.
국민의힘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김 전 대표도 적자(嫡子) 중의 한 사람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남들이 그렇게 생각해 줄지는 모르지요(웃음).”
부산 영도 출마설이 있던데요?
“거기는 예전에 저의 지역구였지요. 현역 의원이 문제가 생겨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계기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출마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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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민주당 모두 사당(私黨)화됐다”
다시 정치 일선으로 복귀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당도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반(反)민주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양당(兩黨) 모두 사당(私黨)화돼 있지요. 민주당은 이른바 ‘개딸’들이 SNS 등에서 언어폭력을 가하는 등 정치 테러와 다름없는 일들을 자행합니다. 또 범법(犯法) 혐의가 있는 대표가 일주일에 몇 번씩 재판을 받으러 가는 통에 민주당은 큰 어려움에 처해 있지요. 이쯤 되면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물러나는 게 정치 관행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100% 범법 의혹이 있음에도 그걸 정치 탄압이라고 우기면서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정말 잘못된 정치인 거죠. 여당도 마찬가지지요. 세대교체한다며 선거 때마다 40% 가까이 물갈이를 해요. 그렇게 해서 국회에 들어온 초선 의원들은 기존 질서를 혁신하려는 도전도, 저항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권력 앞의 시녀처럼 할 말도 못하고 좋지 않은 일에 동원되는 등 도무지 신선하지가 않아요. 저라도 나서서 질서를 바로잡아야겠다는 공적인 사명감으로 출마를 고민하고 있어요.”
2016년 이후 정치권에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죠? 그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던 분이 바로 김 전 대표였죠.
“저도 한때 대통령을 꿈꾸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가 주도적으로 만든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 손으로 탄핵을 시킨 사람입니다. (국회 탄핵이 있던 2106년) 당시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남은 선택은 두 가지였지요. 하나는 하야(下野)하는 것이고, 하나는 법에 따라 탄핵의 절차를 밟는 것이었지요. 제가 탄핵을 주장하고 주도하게 됐으니 저에게도 책임이 있기에 물러나기로 하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지요. 그래서 자연인으로 돌아왔는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보니 정권교체를 하지 않고서는 나라 꼴이 안 되겠다 싶어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는 일방적인 승리를 의심치 않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24만7077표 차이밖에 안났어요. 0.73% 차로 가까스로 이겼단 말이죠.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국민의 생각이 어디에가 있는지,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를 되돌아봤지요. 제가 내린 결론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표를 얻겠다는 짧은 생각에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진영의 벽을 너무 높게 쌓아버렸다는 겁니다. 그 결과가 딱 50대 50으로 갈라진 사회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가 그렇지요.”
2020년 총선에 견줘보면 지금 부산 표밭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효과 등도 있고 해서 유리하게 돌아가리라 기대하는 것 같던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부산은 특수한 지역입니다. 6·25 전쟁 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이들이 많아 대구·경북과는 정서가 다르죠.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산 사람입니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부산 18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3석인가를 얻었는데, 국민의힘이 승리한 절반 이상의 선거구에서 접전이 펼쳐졌어요. 표 차이가 얼마 안 난 것이죠. 올해도 2020년 총선보다 더 좋아질 게 없습니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거기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히 높거든요. 두각을 나타내는 지역 의원이 잘 안 보이잖아요. 초선 의원들 활동도 매우 미약했죠. 부산을 대표하는 다선 의원들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죠. 리더십의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장제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 카드를 던졌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해요. 수도권 험지에 출마했어야죠. 국민의힘이 지금 수도권에서 고전하잖아요.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121석 중 16석을 갖는 데 그쳤어요. 지금도 수도권에는 사람이 없잖아요. 양지(陽地)에서 다선을 한 중진들은 당에 은혜를 갚고 어려움에 처한 윤석열 정부를 돕는다는 뜻에서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장제원 의원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에요. 3선, 4선 정도 되면 영향력과 인지도가 대단하잖아요.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 교두보를 세우고 주변에 용기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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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특수 전문 분야… 현실 무시는 금물”
지난해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초청 오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는 김무성 (맨 왼쪽)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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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김 전 대표께도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럴 수 있지요. 그런데 지금은 때가 늦었잖아요. 나가더라도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선거가 이제 90일도 남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4년 전 광주광역시에 출마하겠다고 했어요. 호남 지역구 29개 중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공천 신청 마감일까지 단 2명만 신청했어요. 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죠. 저라도 광주에 나가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 뜻이 당시 당 지도부에게 안 받아들여졌습니다.”
피습당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옮겨 간 사실이 총선을 앞둔 부산지역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지난 대선에서 2위를 한 후보였고, 원내 제1당의 당 대표니까 위급할 때 헬기를 탈 수는 있는 일이지요. 그런데 과연 그 정도로 위급했는가를 묻고 싶어요. 자상(刺傷) 등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이 항공기에 탑승하면 고공비행 과정에서 기내 압력이 낮아져 혈관이 터지고 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집니다. 내경정맥 둘레의 60% 손상을 입었다고 알려진 이 대표가 어떻게 비행기를 탈 수 있었을까요? 이건 상식에서 벗어난 일입니다. 민주당 주장대로 이 대표가 그렇게 위급했다면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전국을 돌며 지지층을 규합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입니다.
“잘하고 있습니다. 한 위원장은 가는 곳마다 화제를 뿌리고, 뉴스의 초점으로 등장하는 등 ‘한동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지요. 신선한 이미지의 한 위원장 등장에 국민이 기대를 걸고 호감을 표하는 건 그만큼 국민이 기성 정치권에 실망하고 식상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한 위원장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기는 했는데, 앞으로 착지(着地)를 잘해야 한다는 걸 조언하고 싶어요. 정치를 무조건 혐오하거나, 정치가 특수 전문 분야임을 인정하지 않고 인기에 젖어 정치 현실을 무시한다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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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에 멱살 잡힌 국회의원들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대표는 여권의 유력 주자이자 킹 메이커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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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초심자로서 유의할 점이 있다는 말로 들리네요.
“한 위원장은 법대로 집행하는 법조인 출신이잖아요. 법은 흑백논리죠.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게 법이니까요. 정치는 흑과 백을 조화시키는 일입니다. 흑과 백을 섞어 회색 지대를 만드는 게 정치입니다. 흑과 백을 잘 섞어 조화를 이루는 정치의 기본 원리를 한 위원장이 이해해야 할 겁니다.”
한 위원장 앞에는 22대 총선 후보자 공천이라는 큰 관문이 놓여 있지요? 예전 총선처럼 대통령실에서 공천자 명단 같은 게 내려오진 않을까요?
“지금 (대통령 주변에서) 출마할 사람들은 이미 의사를 밝히고, 공직에서 사퇴했지 않습니까? 누군가가 모두 명단에 이미 들어 있는 거지요. 세상일에는 상대가 있는 법입니다. 비민주적으로 공천자를 내리 꽂으면 당하는 당사자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국회의원은 혼자가 아닙니다. 지역구에 20만 안팎의 주민이 있고, 지지를 보내는 당원이 있어요. 합당한 이유도 없이 대통령실에서 일했다는 걸로 밀고 들어오는 걸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나요? 그건 인권 탄압입니다. 그런 짓을 하다가 다 실패했다는 건 역대 총선 결과가 말해줍니다. 만약 이번에도 전략공천이니, 단수공천이니 해서 낙하산 공천을 한다면 큰일이 납니다. 총선은 되도록 자기편이 많이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게임입니다. 올 총선 승패도 보수·진보 양 진영에 각각 속한 50% 유권자들을 얼마나 많이 흔쾌한 마음으로 투표장을 향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민주당은 분열하고 있습니다. 이낙연 신당도 본질은 공천 싸움이지요. 국민의힘이 분열하지 않는 공천을 하면 무조건 이기는 선거 아닌가요?”
현재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낮아 국민의힘이 불리하다는 진단도 있지요.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어요. 지난 대선이 보여주듯 막판 표심이 50대 50으로 결집하면서 중간층이 사라져요. 민주당이 분열되고 우리가 뭉치면 이기는 거고, 국민의힘이 분열하는 공천으로 가면 누가 이길지 모르는 국면이 되는 겁니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까요?
“이낙연 신당은 호남이라는 배경이 있고 대(大)분열에 해당하기에 절반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준석 신당은 대구·경북(TK)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것 같은데 설정을 잘못한 것이죠.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은 TK에서 국민의힘이 분열되는 걸 지지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이준석 신당은 지지기반이 없는 관계로 소(小)분열이지요. 국민의힘이 공천을 잘하면 이준석 신당은 약화합니다.”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선전하자면 인물 교체 등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치의 최고 혁신은 정당의 민주화입니다. 지금의 정당 모습은 비민주적이죠. 그래서 공천 혁명이 필요한 거예요. 우리 정치가 이렇게 퇴보하고 국민의 지탄을 받는 건 공천권에 멱살을 잡힌 국회의원들이 정치 행위를 소신껏 하지 못한 데서 오는 후유증입니다. 그걸 바로잡는 게 상향식 공천이지요. 상향식 공천 절차에 따라 치러진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은 출마도 못 하게 됩니다. 지지층 이탈도 없습니다. 잘못도 없는 국회의원을 날리고, 위에서 내리꽂는 공천을 하면 국회의원의 인생은 뭐가 됩니까? 제가 공천 과정에서 많은 탄압을 받고, 눈물도 흘려봐서 그 심정을 잘 알아요. 신진 인사들도 그래요. 남다른 애국심과 정의감·능력이 아닌, 권력에 빌붙고 상대를 죽여 입문하는 국회에서 어떻게 정치를 잘할 수 있겠어요. 정 혁신의 이미지가 필요하면 국민적 스타나 뉴페이스 전문가들을 비례대표로 공천해 당의 면모를 일신하는 방법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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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국정 운영 잘하지만 국민과 자주 소통해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거부에 대한 비판 여론은 국민의힘이 홍보를 제대로 못 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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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자 입장에서 전체 의석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자기 말을 잘 들을 사람들을 국회로 보내 미래를 도모하는 게 낫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까요?
“대통령이 잘하면 여당에서 누가 반기를 들겠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모두 친윤(親尹, 친윤석열) 아닙니까. 지난 대선 때 다들 열심히 뛰었죠. 내 편과 남의 편 나눌 필요가 없어요. 물론 윤 대통령이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국정지지율이 낮다 보니 방어심리가 작동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국정지지율이 낮다면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게 더 현명한 대처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보지 않았나요? 당시 충성을 맹세했던 사람들이 다 돌아섰잖아요. 다 부질없는 일이에요. 지금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낮다고 하지만 국정 운영은 잘하고 있다고 봐요. 외교, 국방, 경제 분야에서 잘하고 있지요. 경제는 거대 사이클이 하향 추세로 들어섰기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돈을 너무 푼 탓에 긴축하고 금리를 올리지 않을 방도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낮은 국정 지지율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대통령이 해야 할 일 중에 안 하는 것들이 있어요. 기자회견을 자주 해야 합니다. 좌파 정권에서 우파 정권으로 나라에 엄청난 변화가 왔지 않습니까. 이런 때일수록 국민과의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중요한 정책 전환이 있을 때마다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협조를 호소해야 합니다. 인사(人事)도 그래요. 국회는 입법 기관이므로 법조인들이 많이 입문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미국의 경우 우리보다 더 많은 비율로 변호사들이 정치를 하고 있지요. 하지만 검사에서 바로 정치인으로 옷을 갈아입는 건 다소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또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00명이 넘는 시민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났다면 책임자 문책을 통해 국민의 분노를 삭여줬어야 합니다. 아무리 유능하고 아끼는 인물일지언정 해당 부처의 장관은 해임하고, 경찰 수뇌부에게도 책임을 물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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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독점 아닌 합종연횡이 경제에 더 유리”
명품 핸드백 논란 등과 관련된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과 및 근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보수진영에서도 나옵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방문 이후 김건희 여사는 일절 (대외 행사에) 안 나서지 않나요. 그럼 근신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국민적 비판이 있다는 점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는 무능한 국민의힘이 홍보를 제대로 못 한 데서 오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민주당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특별검사 임명 요구는 완전 선거용 계략입니다. 이 사건은 부부가 결혼하기 전이자, 10년 전의 일로 공소시효도 지난 사건입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이성윤 검사장 체제에서 얼마나 철저하게 조사했나요. 문제가 있었다면 김 여사를 기소해야 했는데, 기소도 못했습니다. 이건 민주당의 뻔한 계략인데, 그거 알면서 왜 넘어가는 겁니까. (국민의힘 내부의) 다른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안 해요. 거부권 행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60%를 넘는다니까 주눅이 들었는지, 겁이 나서 그런지 말을 하지 않더군요. 이 문제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얘기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특히 명품 핸드백 논란을 보는 국민의 시선이 아주 냉랭한 것 같습니다.
“핸드백 건은 잘못된 일이죠. 때가 되면 사과를 해야지요. 그건 그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건은 법적으로 따져봐야죠. 그건 받아서 어디 등록하고 보관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요. 지금은 김 여사가 대외 활동을 일절 안 하고 있으니 근신하고 있다고 우리는 해석할 수밖에 없어요.”
정치는 극한 대립으로 가고, 선거는 전쟁이 되고 있습니다. 대안(代案)이 있을까요?
“권력 분산형 개헌을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갈등과 낭비는 모두 권력 집중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야야가 이렇게 대립하는 것도 승자가 모든 걸 갖기 때문입니다. 선거도 사생결단식 전쟁이죠. 선거 결과에도 겉으로는 승복하는 척해도 현실적으로 불복하지 않습니까.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말이 있지만, 합의에 따른 민주주의, 숙의 민주주의가 더 품격 높은 정치이지요. 권력 독점은 경제에도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경제는 투자를 해야 돌아가는데 5년에 한 번씩 정책이 바뀌는데 누가 투자하려 들겠어요? 우리 정치도 내각제와 다당제로 가서 권력 독점이 아닌, 정당 간 합종연횡을 통한 안정적인 연정(聯政) 체제를 구축할 때가 됐습니다.”
- 글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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