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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연금과 보험

올해 연기금 1조 넘게 팔았다…코스피 하락에 연일 매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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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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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급락하는데 소방수로 나서야 할 연기금이 불을 지르고 있다.”

최근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연초 코스피가 200포인트 가량 밀리는 부진을 보이는 가운데 연기금이 벌써 1조원 수준의 순매도에 나서자 이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년째 국내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아온 연기금이 연초 매도 규모를 키우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1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기관 투자자는 총 6조9655억원의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이 2조2219억원, 개인이 4조7650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국내 기관 투자자 중에서도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는 은행(2조6726억원), 금융투자(2조3342억원) 다음으로 컸다. 특히 올해 들어 전날까지 15거래일 가운데 전날 하루를 제외한 14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내다 파는 모습이다.

연기금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15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삼성SDI(762억원), 현대모비스(724억원), SK이노베이션(721억원), POSCO홀딩스(654억원) 순이었다.

통상 투자주체에서 연기금이라고 하면 국민연금을 지칭한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는 968조원 수준으로 다른 공적 연금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다른 4대 공적연금의 운용 규모를 보면 사학연금은 20조원, 공무원연금의 운용자산은 15조원, 군인연금은 4조원대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폭락장이 펼쳐지자 국내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불과 3개월 동안 5조785억원어치의 주식을 폭풍 매수했다. 그해 2월 중순 2200선 중반이던 코스피가 한달 만에 1400선 초반까지 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해 1월 코스피가 3266.23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는 강세장이 나타나면서 국민연금도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도 중이다. 연도별 순매도 규모를 보면 지난 2020년 한해 기준으로는 2조8135억원, 지난 2021년 24조1439억원, 지난 2022년 2조7488억원, 지난해 2조9468억원이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1조원 가량의 순매도를 나타낸 것이다.

이전에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컸다. 낮은 가격에서 집중적으로 매수한 국내주식의 주가가 크게 오르자 국민연금의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국내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상황이 오면서 기계적으로 팔 수 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 가운데 국내주식의 비중은 13.2%로, 지난해 말 목표치인 15.9%와 올해 말 목표치인 15.4%를 이미 크게 밑돌고 있다. 팔기 싫은 데도 규정 때문에 파는 게 아니라, 팔 만한 이유가 있어서 팔고 있다는 의미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순매도세가 지난 2020년 6월부터 이미 3년 반 이상 진행되며 39조원에 육박하는 순매도가 나왔다는 점이나, 주요 연기금들의 국내주식 비중이 포트폴리오 목표 비중을 하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면서 “일단은 적어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낮은 업종들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금 순매도 국면에서 누적 순매도 강도가 강했거나, 주가가 부진해 이익실현 욕구가 낮은 방어적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업종들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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