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부모님 통장도 바닥, 일자리 구걸하러…” 10대 소년의 취업 성공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A군이 직접 만들었다는 구직 피켓. /온라인 커뮤니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던 한 10대 소년의 극적인 취업 성공담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 A군의 이야기는 지난 14일 자정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내일 이거 들고 거리 활보할 거다’라는 제목으로 직접 만든 피켓 사진을 첨부한 짤막한 글이었다. A군은 “이제 부모님 통장도 바닥이 났다”며 구직 피켓을 들고 일자리를 찾아 나서겠다고 했다. 해당 피켓에는 다음과 같은 호소가 자필로 적혀 있었다.

“저는 미성년자지만 집이 가난해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번번이 실패해 이렇게 길바닥에서 피켓을 들게 됐습니다.”

후기는 16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4시쯤 ‘일자리 구걸 성공했다’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A군은 “종이를 등 뒤에 붙이고 서울 한복판을 돌아다녔다. 사람들도 자기 살기 바쁘다 보니 도와줄 시간이 없나 보더라”며 “포기하고 집에 가려는데 어떤 정장 입은 젊은 남자가 날 멈춰 세우더니 밥 사주겠다고 맥도날드를 데려갔다”고 했다.

조선일보

A군이 구직에 성공했다며 함께 공개한 일자리 안내 문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햄버거 먹으면서 내 인생 얘기랑 지금 상황을 말하니 그분이 자기 형 일하는 곳에 들어가 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더라”며 “난 당연히 수락했고 잠깐 통화하러 나갔다 들어오니 그 형 전화번호랑 자기 명함을 줬다. 그리고 연락해 보니 바로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A군은 당시 만난 남성의 형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일자리 안내 문자를 함께 공개했다. 충남 아산에 있는 한 대기업 사업장에서 포설·단말·트레이 설치 등 장비 훅업공사를 하는 업무로, 오는 2월 1일부터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업무 시간과 일당 16만원 등 처우에 관련된 이야기도 오갔다. A군은 “바로 계약하고 일하기로 했다. 이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용기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얻는다”며 A군의 근성 있는 모습을 칭찬했다. 이어 “이 정도의 행동력을 가졌다면 뭘 해도 성공할 것” “일은 고되겠지만 뿌듯함과 보람을 느낄 것” “꼭 자수성가해서 멋진 삶을 살길 바란다” 등의 응원을 쏟아냈다. 또 “그냥 흘려 보지 않고 도움을 건넨 분에게도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