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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인천서 마약 투약 청소년 급증…대부분 다이어트약 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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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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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혼자서 은둔 생활을 한 A(18) 양은 끝내 고등학교를 자퇴했습니다.

학교생활을 접은 뒤 우울감을 없애려고 매일 소주 2병을 마셨고, 손목을 긋는 등 자해도 했습니다.

그는 마약으로 분류된 다이어트약도 사서 먹었고 어느새 중독됐습니다.

A 양은 "마른 체형이 아니어서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역겨워할 것 같았다"며 "착각에 빠져 다이어트약을 처방전 없이 구해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A 양처럼 인천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가 적발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인천에서 적발된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 마약사범은 2022년 72명에서 지난해 329명으로 불과 1년 사이에 4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인천에서 적발된 청소년 마약사범이 2018년 18명, 2019년과 2020년 각각 44명, 2021년 47명인 점을 고려하면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 마약사범 중 청소년 비율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2018년에는 인천 전체 마약사범 1천73명 가운데 청소년 비율은 1.7%였으나 지난해에는 전체 2천785명 중 11.8%로 올라갔습니다.

최근 1년 사이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증한 이유는 A 양처럼 이른바 '나비약'으로 불리는 다이어트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거래했다가 적발된 미성년자가 지난해에만 251명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인천지검은 급증한 청소년 마약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마약 중독자 치료 보호기관인 인천 참사람병원과 함께 마약 중독에 빠진 청소년을 대상으로 1년짜리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검찰로부터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마약 투약 청소년 4명은 매주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심리 치료를 받았습니다.

A 양도 치료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났고, 현재는 애니메이션 관련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살을 빼야겠다는 강박과 스트레스가 있었다"며 "(집단치료 과정에서) 여러 사람과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는 (다시)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지난해 마약 전담 검사와 수사관이 중·고등학교 12곳에 직접 찾아가 마약 예방 교육도 했다"며 "중독자의 경험담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면서 청소년들이 쉽게 마약의 심각성을 알 수 있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마약 범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미래세대인 청소년이 더는 마약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치료나 예방 활동에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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