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한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상장된 11개 ETF의 하루 거래액이 46억 달러(6조원)를 돌파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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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지만, 투자상품으로서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 금융당국은 ‘거래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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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비트코인 ETF 선물은 가능, 현물은 금지”
비트코인 현물 선물ETF 비교 그래픽 이미지. |
금융위원회는 14일 “비트코인 현물 ETF를 직접 발행하거나 해외 상품을 국내 거래소에서 중개하는 것은 정부의 기존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미국은 한국과 법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1일 국내 증권사를 통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에 대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유권 해석을 내렸다. 국내 증권사도 지난 11일부터 금융당국 방침에 맞춰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1종 중개를 잠정 보류한 상태다. 또 미국 현물 ETF뿐 아니라 기존에 거래했던 해외 상장 비트코인 ETF 상품에 대한 중개도 중단했다. 다만 금융위는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이를 달리 규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거래된 기존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관련 선물만 다뤘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시가에 맞춰 실시간으로 매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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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경쟁사 뱅가드 “비트코인 현물 ETF 취급 안 해”
미국 당국은 현물 비트코인 ETF 거래를 승인했지만, 월가의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는 투자자에게 이러한 상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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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 측은 비트코인 ETF에 대해 “매우 투기적”이라며 “주식과 채권, 현금과 같은 자산군에 초점을 맞춘 뱅가드의 균형잡힌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투자에 적극적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상반된 입장이다. 메릴린치와 씨티그룹 등도 현재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를 판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취급하는 자산운용사도 위험성을 강조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피델리티 등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하려는 사용자를 상대로 ‘위험 인내도가 높은, 경험 있는 투자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조항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비트코인 낙관론자는 비트코인이 앞으로 2억원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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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1000억 달러(약 13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금 ETF를 통해 거래되는 자금 수준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자산 유입 규모는) 매우 낙관적으로 본다면 최대 3000억 달러(약 395조원) 달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부자아빠 가난한아빠’의 저자이면서 수년간 비트코인을 옹호한 로보트 기요사키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머지않아 비트코인 가격이 15만 달러(약 2억원)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썼다.
반면 JP모건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신규 자금이 대규모 가상자산에 유입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향후 유입될 신규 자본의 규모는 규제기관 방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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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여부 5월 발표
비트코인 외 다른 암호 화폐의 현물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오는 5월 말까지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인 에릭 발추나스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대표 격인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은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확률은 50% 이하”라고 예상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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