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의원 뇌물·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 관련
2022년 이재명 대표 발언 거론하며 비꼬아
‘유죄 때 세비 반납’ 주장...민주당 동참 촉구
“민주당, 산업은행법 왜 반대하나” 날 세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제16차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는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 안정 대책과 연휴 안전 대책, 교통대란 대책 등 민생 현안 전반을 논의한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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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뇌물·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그런 것 때문에 정치개혁이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와 김남국 의원이 시트콤 비슷한 걸 했었지 않나. ‘돈봉투 부스럭’ 하는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고위당정협의회는 그런 것을 논의하는 게 아니다”라며 답을 피했다. 여권에 불리한 이슈에는 침묵하고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워 국민의힘을 차별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16차 고위당·정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의원이 돈을 받은 것은 맞다는 취지로 법원에 의견을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자 2022년 12월30일 이 대표의 발언을 거론하며 비꼬았다. 이 대표는 당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리는데 김남국이 부스럭하는 소리 같다”며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2022년 12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 이유를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피의사실이 될 수 있는 내용까지 공개한 점을 겨냥한 것이었다.
한 위원장은 “그걸로 저를 민주당 전체가 대단히 비난했었다”며 “그런데 정작 노웅래 의원은 (돈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시기(에) 돈을 받은 게 맞다고 스스로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민주당은 노 의원을 공천 적격이라고 했다”며 “제가 제안한 ‘금고형 이상 유죄 확정시 세비 반납’에 반대하는 민주당 입장대로라면 (노 의원은) 세비를 다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이 공약한 금고형 이상 유죄 확정시 국회의원 세비 반납에 대해 민주당의 동참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홍익표 원내대표는 제 기억에 일반시민, 기업인, 노동자들이 재판에서 (형이) 확정되면 월급을 반납할 것이냐고 했던데 그분들은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직자가 아니다”라며 “검사는 본인이 죄지어 유죄되면 그 검사도 퇴직금이 날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원이 부당한 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제 제안에 반대한 것으로 이해하는데 그래도 억지주장하는 건 좀 이상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SBS라디오에서 “앞으로 재판 진행 중인 기업대표, 재벌총수들, 또 노동자분들, 일반 서민들 모두 그러면 재판 진행 중이면 월급 안 줄 건가”라며 “(수사했던) 해당 정치인이 무죄 나오면 수사기간 동안 검사 월급 전부 다 100% 안 줄 건가”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산업은행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에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산업은행법을 왜 그렇게 반대하나”라며 “민주당이 계속 반대해서 이번 국회 내 통과되지 않도록 끝까지 발목 잡을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당정이 함께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거부권 행사를 고려 중인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그는 ‘당정협의회에서 김건희 특검이나 이태원특별법에 대해 논의했나’라는 질문에 “고위당정협의회는 그런 것을 논의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 재차 질문이 나오자 “제가 그때 상세히 이 법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그것으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한 호흡으로 함께 일해야 한다”며 “우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뜬구름을 잡는 추상적 언어보다, 결과를 내서 우리가 어떤 정책을 했을 때 국민들께서 동료시민들이 그 차이를 즉각 느끼게 하고 그 내용을 잘 설명해 홍보하자”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국이지만 실현 가능성 없는 정책이나 그냥 기대만 부풀리는 정책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도 그 점을 유념해서 뒷받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위당정협의회는 한동훈 비대위 체제 출범 후 처음 열린 것으로 지난해 말 새롭게 구성된 용산 2기 대통령실과의 상견례 성격을 지녔다. 당에서는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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