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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거울이 '건강 체크'·스마트체어가 '자세 교정'… 일상 속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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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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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눈을 뜨면 그의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가 "오늘 날씨는 맑습니다. 당신의 건강 상태는 양호합니다"라고 안내하는 장면이 나온다.

프랑스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바라코다는 CES 2024 '언베일드 행사'에서 마치 자비스를 연상시키는 거울을 공개했다. AI 스마트 거울 '비마인드(BMind)'는 생성형 AI와 함께 자연어 처리 기반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와 자유롭게 대화가 가능하고 간단한 일정이나 날씨 등을 알려준다. 사용자의 말투나 표정을 기반으로 기분을 파악해 조명 색을 스스로 바꿔주거나 좋은 감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명상법도 제안한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맛보기 형태의 기술 소개 자리인 '언베일드 행사'가 열렸다.

이날 참여한 기업들은 AI로 소비자 편의를 한층 강화하는 기술과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AI를 접목한 로봇도 등장해 눈에 띄었다. 화려한 기술보다는 일상생활에 쓰일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이 주류를 이뤘다. AI가 산업계를 넘어 개인 일상생활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AI를 기반으로 최적의 자세를 유지해주는 백로보의 '에어 스마트 체어'가 좋은 예다. 스마트 체어는 AI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최적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애플리케이션(앱)에 키·몸무게를 입력하면 의자의 허리와 등받이 사이에 있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른 등·허리 형태에 맞게 움직인다. 해당 앱은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와 시간을 분석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은 자세를 추천한다.

스위스 스타트업 테이크 플래피의 'AI 펫도어'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심을 끌었다. 이 펫도어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집 밖에서 생쥐를 잡아서 집 안으로 가져오는 걸 막는다. AI가 학습한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양이가 생쥐를 입에 물고 있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

프랑스 스타트업 임키(IMKI)는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수많은 의상과 가방의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통해 AI가 디자인한 옷을 제시함으로써 디자이너가 옷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임키는 이번 CES 2024에 프랑스 패션 브랜드 더쿠플스와 손잡고 만든 소규모 의상 컬렉션을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귀에 착용하는 실시간 통역기 '클릭'을 출시한 영국의 마이마누는 AI 온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통역기를 이날 선보였다. 전 세계 37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클릭은 스마트폰과 연결돼 여러 언어를 텍스트로 통역해준다. 통역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일반 이어폰처럼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받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마이마누는 "언어를 모르는 국가에서의 여행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음 소재로 만든 AI 마스크도 많은 사람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이 제품은 '내 대화를 주변에 들리지 않게 하고 싶을 때도 있다'는 역발상에서 시작했다. 프랑스 스타트업 스카이티드가 만든 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어폰과 연결하면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통화가 가능하다. 방음 소재가 사용자의 목소리가 옆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스카이티드 관계자는 "대중교통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외골격(Exoskeleton) 로봇들이 등장했다. 외골격 로봇은 허리나 다리에 부착해 하중을 떠받쳐 근로자나 노약자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로봇이다.

한국의 위로보틱스는 '윔(Wim)'을 선보였다. 무게가 1.4㎏에 불과하고 30초면 탈부착이 가능하다. 윔을 착용하면 에너지를 20% 덜 소모한다.

위로보틱스는 "윔은 종전 웨어러블 로봇들이 특수한 환경에서 산업용이나 의료용으로 사용됐던 것과 달리 일반 대중을 위한 용도"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에서 1600대가 판매됐다. 윔은 단순 로봇이 아니라 착용자 자세정보 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골격계 정보를 AI로 분석해 전달한다. 보행 운동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만성 허리 통증 환자들이 쓸 수 있다.

일본 이노피스(INNOPHYS)는 외골격 로봇 '머슬 슈트'를 내놓았다. 등에 배낭처럼 메는 방식이다. 공기압을 활용한 머슬 슈트를 착용하면 25㎏ 힘을 더 낼 수 있다. 공장 근로자가 머슬 슈트를 착용하고 35도 이상 허리를 굽혀 무거운 박스를 들어 올려도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애완동물을 감시하는 반려 로봇 또한 시선을 끌었다. 오그멘(OGMEN)이 개발한 '오로(ORo)'는 집에 홀로 있는 반려견의 친구다. 주인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오로를 통해 반려견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강아지를 원격에서 훈련시킬 수 있다. 또 반려견 식사까지 챙겨준다.

[라스베이거스 이덕주 특파원 / 이상덕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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