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잘나갔던 해외주식형 ETF(상장지수펀드)가 새해 들어서도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의 장기 성장을 철석같이 믿고 퇴직연금을 쏟아부었던 개미들은 '눈물의 물타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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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형 ETF 간판주자였는데…고점 대비 -65%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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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증시에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전장 대비 100원(1.34%) 내린 7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새해 연초에도 부진한 주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폐장일이던 지난달 28일에 5% 넘게 급등하며 반짝 강세를 보였지만 연초 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새해 첫 주 5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졌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주가는 지난해 꾸준히 우하향했다. 역대 최고점(2021년 11월 9일) 당시 2만원을 넘겼던 주가는 65% 가까이 빠져 7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에는 국내 전체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 중 수익률 하위 3위(-33.9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2차전지 관련주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주도주로 등극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 뼈아프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개미들은 물타기에 들어갔다. 개인은 해당 ETF를 연초(1월2~5일)에 약 126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한 달간 172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해외주식형 ETF 중 간판급 대표주자다. 한때 해외주식형 ETF 가운데 최대 규모였던 것은 물론 전체 ETF 중에선 국내 최초의 ETF 'KODEX 200' 다음으로 몸집이 가장 컸다. 순자산금액은 2022년 6월 당시 4조원을 넘겼지만 현재 기준으론 약 1조9400억원으로 2조원을 밑돌고 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중국 전기차 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며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에 투자한 개미들이 많았다. 해외주식형 ETF이다 보니 절세효과를 노리고 연금계좌를 이용해 해당 상품을 사들인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초기에는 주가가 크게 뛰어 투자자들을 웃음 짓게 한 적도 있다. 2020년 12월 상장 이후 주가는 1년 만에 2배 넘게 성장해 최고가를 달성했다.
해당 ETF는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원자재, 2차전지, 전기차완성업체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대표 구성 종목으로는 △BYD(비야디) △CATL(닝더스다이) △회천기술 △강봉리튬 △삼화 △천제리튬 등을 편입 중이다. BYD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 넘고 전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지만, 전반적인 중국 전기차 산업은 미·중 갈등 영향으로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 우려, 부동산 중심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하락세가 주가 하락의 주원인이 되었고 여전히 불확실성은 높다"며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이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중국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야 하는데 사실 언제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업들의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 지표가 역사적 저점에 있다는 사실"이라며 "중국 당국의 강한 경기 부양 의지, 신에너지 분야 지원 정책 스탠스가 여전히 견고한 상황에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증시가 조정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는 상고하저 패턴을 보이며 조금씩 회복해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의 경기 부양과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누적된다면 경기 연착륙과 함께 완만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반등 모멘텀은 '미니 리바운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증시의 바닥 통과는 올해 하반기에 가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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