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총선 이모저모

북, 사흘 연속 포격…“총선까지 살라미식 도발 이어질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북한군이 서해 로 사격한 지난 6일 황해도 해안포 포문이 열려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7일까지 사흘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병 사격을 이어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남북관계를 ‘적대적 관계이자 전쟁 중인 두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언제든지 무력충돌을 기정사실화하라”고 지시한 것의 후속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말 폭탄’을 행동으로 뒷받침하려 한다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4시부터 5시10분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90여 발 이상의 포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계속되는 적대행위 중지구역 내 포병 사격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면서 “북한에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군·민간인의 피해는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 포탄이 NLL 이남에 낙하한 것은 없고, 우리 측 피해도 없다”며 “우리 군의 대응 사격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담화를 통해 “전날(6일) 우리 군대는 130㎜ 해안포 포성을 모의(모방)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렸으며, 단 한 발의 포탄도 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의 실지 탐지 능력을 떠보고 개망신을 주기 위한 기만 작전을 했는데 그들이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물었다”고도 했다. 김여정은 또 이날 최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강조한 ‘즉·강·끝’(도발 시 즉시,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 원칙에 대해선 “(즉·강·끝이) 즉사, 강제죽음, 끝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참은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이라며 “군 정보당국은 북한의 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북한군의 포 사격 여부는 포성 청취와 육안 확인뿐 아니라 대포병 탐지 레이더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중앙일보

이날 해병대원들이 대연평도 해변 출입구를 잠그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포 사격을 한 수역은 9·19 군사합의에서 남북이 적대행위 금지구역으로 지정한 완충 구역이다. 특히 이번 북한의 해상 포 사격으로 남북 간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이 무력화된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9·19 군사합의상 육·해·공 적대행위 금지와 관련해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의 군사 정찰 위성 발사를 계기로 한국은 이에 대한 효력 정지를 선언했고, 비행금지구역 내 적대행위 금지 합의는 유명무실화됐다.

이에 따라 북한의 육로 도발이 조만간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의문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5㎞ 안에서 포병 사격 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황해남도 장산곶·등산곶에서 NLL 북방 해안포 약 200발을 발사했고, 6일에도 방사포·야포 등 60발의 포병 사격을 감행했다. 200발→60발→90발(7일)로 우리 군의 대응 수위를 떠보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는 ‘적대적 교전국’ 등 김정은의 말이 있기에 행동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처음부터 고강도 도발로 카드를 다 써버리면 충격을 줄 수 없기에 북한은 9·19 군사합의 파기에 맞는 저강도 도발부터 살라미로 도발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 간 재래식 전력에 차이가 나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기 때문에 NLL 북방으로 선을 넘지 않으며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며 이런 식의 ‘간보기 도발’이 오는 4월 총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교·이유정·박현주 기자 uuu@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