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연금과 보험

"외부추천 시작" 후추위 '직진' 국민연금과 갈등 장기화될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방식을 두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자 포스코그룹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즉각 입장문을 통해 반박에 나서면서 포스코 측과 국민연금 간 갈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29일 오전 1시께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CEO후추위 위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어조는 강경했다.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선임 룰을 유지하고 이를 수정하거나 재검토하지 않고 일정을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강행 방침을 밝혔다.

입장문 배포 시점이 새벽이었던 점은 전일 포스코홀딩스 내부의 당혹감과 긴박했던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의 저격성 발언에 지난 28일 후추위 구성원들은 급히 입장문을 정리했고, 가급적 빨리 입장문을 배포해 그룹 내부와 시장의 혼란을 막으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의 압박에도 후추위가 현재의 심사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우려되는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를 지금의 제도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날 3차 회의를 가동한 후추위는 지분을 0.5% 이상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공문을 발송해 주주 추천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도 직접 후보군을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추위는 또 10곳의 서치펌을 선정해 외부 인사를 추천받는다. 참여를 희망하는 후보는 누구나 이들 서치펌 중 한 곳에 지원할 수 있다. 서치펌은 사별로 최대 3명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후추위가 이 같은 절차를 통해 선정된 후보에 대해 국민연금이 추후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특히 내년 3월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하는 주주총회에서 양측은 공개적으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후추위와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최종 선임하한 후보 1인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히며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 KT 이사회가 지난해 말 구현모 당시 대표를 차기 대표 최종 후보자로 선정할 당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반대 의사를 밝혔고 이 여파로 구 전 대표 연임 결정이 백지화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총 정관에 따르면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서는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참석과 출석한 주주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지난 11월 9일 기준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현재 국민연금이 유일하다. 국민연금은 총수 일가가 없거나 총수 지분율이 낮은 소유 분산 기업에 대한 주주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공언해온 터라 앞으로 인선 과정에서도 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소액주주들의 표심도 관건이다. 포스코홀딩스의 개인 주주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1월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주주 보유 비중은 51%로 절반 이상을 보였는데 이날 기준 27%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말 31만명이었던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는 9개월 만에 76만명으로 늘었다.

[조윤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