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절차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28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소유분산 기업인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KT 사례 때 밝힌 바와 같이 주주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에게 차별 없이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인선 단계부터 후보 추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이날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출과 관련해 국민연금 이사장의 입장을 묻는 매일경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포스코홀딩스가 최근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해 최정우 현 회장이 자동으로 연임에 나설 수 있게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를 구성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포스코 CEO 후추위가 별도 공모 절차 없이 최 회장을 자동으로 1차 후보군에 포함하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회장 선임 절차가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제도로는 무늬만 경쟁일 뿐 실질적인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존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기구가 공정하고 주주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지는 주주나 투자자와 시장에서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가 현직 회장 연임을 우선 심사하는 '셀프 연임제'를 폐지하고 외부 입김을 막겠다는 취지로 제도를 바꿨지만 김 이사장은 실질 유효 경쟁의 길을 오히려 차단했다고 본 것이다.
김 이사장은 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으로 KT에서 새롭게 진행한 CEO 선출 선례를 제시했다. 그는 "CEO 후보 직접공모와 후보 선정을 위한 외부전문가 중심 인선자문단 제도,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중심의 위원회를 통한 CEO 후보 추천 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회장 선출 과정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 회장의 영향력이 큰 사외이사를 배제하고 실질 경쟁이 가능하도록 후추위를 재구성하면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차창희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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