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9 (토)

이슈 로봇이 온다

LIG넥스원은 왜 로봇회사를 인수하려 할까?…"미래전 핵심 전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고스트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 비전60 /사진=고스트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IG넥스원이 '로봇 개'라 불리는 군용 특화 사족 보행로봇 기술에 특화된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인수에 나섰다. 무인화, 자동화되는 미래전에서 군의 핵심 조력자가 될 로봇 개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미국의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60%를 1877억3200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LIG넥스원은 "미래 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고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고 인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고스트로보틱스의 핵심 상품은 사족 보행로봇 '비전60'이다. 비전60은 바위, 모래, 언덕, 얼음, 눈, 계단 등 험로나 장애물 구간에서도 민첩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영하 45도의 혹한과 영상 55도의 폭염에서도 작동하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시속 9.6 km의 속도로 10km 이상 운행한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어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분석하거나 이상 징후를 감지한 후 정보를 기지국으로 전송할 수 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일찍부터 비전60을 미군에 납품해왔다. 사족 보행로봇 중 높은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전60 수백 대가 이미 미 공군 기지의 주변에서 순찰 로봇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영국, 일본, 인도 등 여러 나라가 도입을 검토하는 중이다. 한 대당 가격은 16만5000달러(약 2억1364만원) 수준이며, 여러 기능 추가하면 5억원 수준까지 가격이 높아진다.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000만달러(약 500억원)을 기록했다.

방산기업이 사족 보행로봇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미래전에서 핵심 역할이 될 것이라 전망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기존 민수용을 넘어 신기술이 적용된 전장에서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한다. 사족보행 로봇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정찰, 감시, 전투 등을 수행하며 버틸 수 있다. 병력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소총이나 로켓 등을 여러 무기를 장착하면 활용도도 높다.

시장의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군용 로봇시장은 2020년 175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346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7.4%에 달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도 군용 로봇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LIG넥스원이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AI 센서 등 기존 LIG넥스원 제품과 결합해 방산용 로봇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밀유도 무기 및 레이다 등의 소모성 또는 부품 성격의 제품만을 납품해온 LIG넥스원이 '로봇'이라는 명확한 플랫폼을 얻게 되는 것"이라며 "향후 사족 보행로봇 위에 모듈형으로 각종 무기체계를 탑재하며 사업 시너지와 확장성이 무궁무진해질 수 있다"고 했다.

고스트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 비전60 /사진=고스트로보틱스 링크드인 페이지 갈무리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