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8일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소비 살아나지 않으면 대규모 부실 우려…연체율 1.24%
명동거리의 식당가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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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053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부채는 늘어나고 있지만, 건전성은 악화하고 있다. 저소득·저신용 차주 비중이 늘어나고, 연체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취약차주에 대한 단기 이자부담 경감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28일 한국은행의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05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영업자가 받은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696조7000억원 및 35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권 자영업자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3분기 5.4%를 나타냈다.
차주특성별로 살펴보면 고소득·고신용 차주가 여전히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고소득(146만2000명)·고신용(219만4000명) 차주가 각각 자영업자대출의 68.6%(722조2000억원), 77.5%(815조7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저소득·저신용 차주의 자영업자대출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2023년 3분기 현재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은 차주 수 기준 12.4%(38만9000명), 대출잔액 기준 11.0%(116조2000억원)로 2022년말(11.0%, 9.8%)에 비해 늘었다.
문제는 여전히 높은 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회복세가 더뎌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체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추정한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3년 3분기 현재 1.24%로, 2022년말(0.69%) 대비 0.55%포인트 상승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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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업황 부진 및 이자상환부담 증대 등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장기평균인 1.70%는 여전히 하회하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대출 중 연체차주들이 보유한 대출(현재 연체중인 대출과 정상 상환중인 대출의 합) 비중은 3분기 2.47%를 나타냈다. 전년말 1.35% 대비 1.1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영업자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2023년 9월 기준 298조원으로 2017년말 대비 70.6% 증가했다. 비은행의 경우 상호금융의 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104조원에서 223조원으로 114.1% 늘었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은 2023년 9월 0.2%로 2017년 이후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비은행은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해 2023년 9월말 4.4%를 기록했다.
한은은 “자영업자대출 증가세가 둔화되었으나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차주 비중이 증가하고 연체율이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이자부담 경감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상차주의 자발적 대출 상환 및 부채구조 전환 등을 추진함으로써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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