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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과학자가 이 나라 저 나라로 가는 이유, AI에게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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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노스웨스턴대 등 공동 연구진
과학자 1200만명의 이주 경로 AI 분석
이주 원인은 언어 문화 경제적 요인 등
‘더 나은 협업 기회’ 이주에 중요한 영향


매일경제

생성형 이미지 플랫폼 미드저니로 만든 그림. “과학자들이 세계를 이주하며 연구한다”와 같은 명령어를 입력해 만들었다. [그림=미드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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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과 노스웨스턴대, 인디애나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전 세계 과학자 1200만명의 이주를 인공지능(AI)를 이용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왔다. 과학자들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이 아닌 언어, 문화, 경제적 기회, 학술적 명성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전 세계 곳곳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 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논문 데이터베이스 ‘웹 오브 사이언스’에서 추출한 1200만명의 과학자 이주 정보를 분석했다. ‘이동성’은 지리적 거리에 의해 제한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기술 발전과 세계화는 언어나 문화와 같은 요인을 더 중요하게 만든다.

사람들의 이동을 분석하는 전통적인 이론은 중력모형이었다. 거리가 가깝고 인구가 많을수록 도시 사이의 교류가 많다는 이론이다. 연구진은 이를 빅데이터 공간으로 옮겨왔다. 사람이 쓰는 언어를 컴퓨터가 곧바로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벡터로 바꾸는 임베딩 방법을 거쳐, 컴퓨터가 사람의 언어를 사용하게 한다. 이런 방법을 거쳐 연구자들의 논문과 직장 데이터를 컴퓨터가 온전히 학습하여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분석 결과 지리적 요인뿐 아니라 언어, 문화, 나아가 많은 연구자가 한 군데 모이는 집적효과 등 상당히 많은 요소가 과학자들의 이동에 반영됐다. 가령 중동 국가 사이의 과학자들은 이동이 많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스페인과 멕시코, 남미 국가 사이의 교류도 활발했다.

싱가포르는 중국과 밀접한 협력이 나타났다. 이에 비해 세계 최고의 대학과 연구소가 밀집한 미국 보스턴에서는 지역 내 회사, 대학, 연구소 사이에서도 많은 과학자가 옮겨 다니며 보다 나은 연구환경을 찾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지역 역시 보스턴과 함께 양대 지역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외따로 떨어진 섬과 같이 연구자들의 유입이 별로 없는 국가로 꼽힌다. 이런 유형의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과 이란, 튀르키예, 헝가리 등이 있었다.

연구를 이끈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 윤지성 박사는 “연구소보다 대학 사이의 연구자 이동이 활발해 대학의 우수 교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며 “특히 글로벌인지도가 높은 대학으로의 우수 인력 집중 현상도 관측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세계 대학 랭킹은 높아도 규모가 작은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쳐지는 곳은 인력 유입 정도가 작았다.

연구에 참여한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이번 분석은 비단 과학자의 이동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에서의 이직 패턴 분석과 정책 수립에도 적용할 수 있다”라며 “복합적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정책에 적용하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정보컴퓨터학부 안용열 교수도 “이번 연구를 통해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벡터 공간으로 구현하여, 실제 세상과 인공지능 사이의 간격을 좁힌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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