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지역구 출마 노리는 특보들
“경선서 유리” 너도나도 李마케팅
당내서도 “당의 퇴행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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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8월 정의찬 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을 비롯한 측근들에게 특별보좌역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들은 ‘이재명 당대표 특보’ 직함을 앞세워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름팔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민주당은 경선에서 후보자 이력에 ‘이재명’ 이름을 넣지 못하게 했지만, 명함이나 여론조사 등에는 해당하지 않아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의 변호인 박균택 특보는 광주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대선 때 이 대표 대변인을 맡은 정진욱 특보는 광주동남갑 출마를 선언했다. 안태준 특보는 경기광주을, 김문수 특보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진석범 특보는 경기화성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모두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다. 당 일각에선 “당내 경선에서 유리하도록 완장을 채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특보들은 이 대표 이름을 크게 넣은 현수막을 걸고, 명함에도 ‘이재명’을 강조해 새기는 등 그의 측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명함이나 현수막은 선관위 영역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재선 의원은 “묻지마 이재명 마케팅과 당의 퇴행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다.
광주광역시에선 이력에 이 대표 이름을 넣은 것을 두고 후보들 간에 다툼이 벌어져 여론조사가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광주에선 이력에 ‘이재명’ 석 자를 넣으면 적어도 10~15%p는 더 나올 것”이라고 했다. 결국 특보들이 이 대표 이름을 빼기로 하면서 조사가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욱 특보는 본지에 “‘이재명 당대표 특보’는 공식 직함이자 정치적 정체성”이라면서도 “언론사와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일부 특보는 전과나 과거 행적 논란에 휩싸였다. 정의찬 특보는 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가 당 안팎의 비판에 부적격으로 번복됐다. 이 대표 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변호하는 이건태 특보는 성범죄자를 수차례 변호한 이력이 문제가 됐다. 음주·무면허 운전과 성추행 2차 가해 논란이 있는 강위원 특보는 아직 검증위 심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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