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회사 잘못 있다”...검찰,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대표 금고 5년 구형

스텔라 데이지호 대책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3월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5년, 문재인 대통령 1호 민원 마지막 서한문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017년 남대서양에 침몰해 실종자 22명을 낸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와 관련해 선사 대표와 임직원이 금고형을 구형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20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폴라리스쉬핑 선사 대표 A씨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금고 5년, 임직원 6명에게는 금고 3~4년을 구형했다.

금고형은 노역을 강제할 수 있는 징역형과 달리 노역이 강제되지 않는다.

검찰은 불법 설치한 화물창 배수시설이 침수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빈 공간으로 두었어야 할 공간에 화물 배수시설을 불법으로 설치해 본래보다 선박이 1~2cm 더 물에 잠겨, 이로 인해 선체 부식이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또 화물칸에 불균등하게 화물을 싣는 격창적재 방식도 지적했다.

검찰은 “균일적재·양하 방식으로 승인된 선박을 격창적재·양하 방식으로 4회 운영하며 특정 부위에 지나친 하중을 초래해 내부 선체 구조에 균열을 야기했다”며 “선체 하부 강도 보강도 하지 않은 채 격창적재·양하 방식으로 반복 운행하면서 누적된 결함이 어느 시점에서는 선체의 강도 구조를 파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이 격창적재·양하 방식으로 운행된 스텔라유니콘호와 코스모호는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직후 모두 폐선됐다. 하지만 피고인 변호인 측은 검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모두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격창적재와 격창양하는 선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다른 개념으로 구분해야 한다”며 “스텔라데이지호의 경우 격창적재에 비해 선체구조에 부과되는 하중이 현저히 낮은 격창양하를 일부 구간에서만 실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 참여한 실종선원 허재용 씨의 누나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날 증인심문에서 “피고인들은 지난 7년간 반성의 기미와 피해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유족은 그저 사건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양 업계 선원들이 안전을 지킬 수 있게끔 법과 제도가 개선되는 것을 원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폴라리스쉬핑 최대주주들은 700억원대 배임·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9일 김모 회장이 경찰에 출두해 조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르면 내년 초 또 다른 대주주 한모씨도 소환할 방침이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31일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적재한 상태로 중국 칭다오로 항해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승선원 24명 중 22명(한국인 8명, 필리핀인 14명)이 실종됐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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