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19일 ‘OECD 연간 근로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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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유독 긴 건 상대적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크고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작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취업형태 구성을 다른 나라와 동일하게 조정한다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의 연간 근로시간 격차가 31%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민섭 연구위원은 19일 이런 내용의 KDI 포커스 ‘OECD 연간 근로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통상 1인당 연간 근로시간 통계는 한국이 장시간 근로 국가임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활용되는데, 국가마다 취업형태 구성이 상이하므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해당 연구를 시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김 연구위원이 OECD 30개국을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할 때 해당 국가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0시간 안팎 늘어났다. 반대로 주당 근로시간이 30시간 미만인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연간 근로시간은 약 9시간 감소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전일제 근로자보다 자영업자의 근로시간은 길고 시간제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짧기 때문에 자영업자 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길어진다. 반대로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짧아진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3.9%로 OECD 30개국 평균(17.0%)보다 높았고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12.9%로 OECD 평균(14.3%)보다 낮았다.
만약 모든 국가의 취업형태 구성을 동일하게 조정할 경우 2021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910시간에서 1829시간으로 81시간 감소한다. OECD 30개국 평균과의 격차도 264시간에서 181시간으로 31% 줄어든다. 다만 조정 전·후 모두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30개국 중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멕시코, 2위 칠레였다.
김 연구위원은 “연간 근로시간에서 취업 형태 구성을 조정한 뒤에도 한국은 장시간 근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직 잔존하고 있는 불합리한 임금체계나 경직적인 노동시간 규제, 장시간 근로를 초래하는 비효율적인 일자리 환경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작다는 점도 향후 노동정책 방향에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유연근무제와 시간선택제의 활성화를 통해 근로 시간 선택권을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계층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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