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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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김인섭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5년을 선고하고, 66억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지역 권력과 유착해 만든 지역 토착비리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그 결과 막대한 이익이 고스란히 피고인에게 귀속된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막대한 손해를 끼친 동시에 투명한 사업자 선정에 지장을 초래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백현동 사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4년 4월~2018년 3월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 과정에서 김인섭씨의 청탁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고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에게 단독 사업권을 줘 공사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이다.
당시 정씨는 이 대표의 과거 측근인 김씨를 영입한 뒤 성남시가 부지 용도 4단계 상향 조정, 임대 아파트 비율 축소, 불법 옹벽 설치, 기부채납 대상 변경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고 한다. 김씨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허가 관련 알선 대가로 정씨에게 77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피고인은 정바울 회장으로부터 받은 77억원이 동업 관계에 따른 정당한 분배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공무원 청탁에 대한 대가”라며 “정 회장은 피고인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소개받았고, 피고인이 성남시청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각종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해 금품을 교부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도 정 회장으로부터 주거용지 확대가 필요하고, 공사의 사업 참여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인정했다”며 “정씨의 은밀한 지시와 이 대표의 승인을 통해 그대로 실행돼 막대한 특혜가 부여됐다”고 했다.
김씨는 이 대표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선대본부장을 맡아 이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져왔다. 두 사람은 백현동 의혹이 불거지자 서로의 친분을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2016년 6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할 때 위로 방문을 한 김씨에게 ‘형님, 나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위로하고, 이 대표가 ‘친형 강제 입원’ ‘검사 사칭’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19년 9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이 나오자 이 대표의 변호인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향후 전망을 논의하는 등 두 사람이 친분을 이어왔던 것으로 파악했다. 또 2014년 4월 김씨의 딸 결혼식에 이 대표와 정진상씨,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씨 등이 축의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김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당시 제가 했던 일이 언론에 보도되고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백현동 로비스트로 낙인이 찍혀 개발될 수 없었던 땅이 저의 로비에 의해 일사천리로 개발됐다는 말을 들으니 잠을 설칠 정도로 억울하다”면서 “억울한 부분이 생기면 성남시에 제 의견을 전달했을 뿐, 로비를 통해 특혜를 받을 생각도 통할 거란 생각도 안했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2월 13일 열린다.
[허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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