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찰이 지난 6일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뉴스타파가)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데스크의 관여 정황이 확인돼서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 사흘 전인 작년 3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조우형 씨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 인터뷰는 2021년 9월 15일 녹취된 것이다. 당시 뉴스타파 보도에는 김씨가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고 말한 뒤 “○○○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검찰은 김씨가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말했고, 뉴스타파가 이를 짜깁기해 윤 대통령 측에 불리한 방향으로 보도했다고 의심한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대선 경선 직전 대장동 개발 비리가 불거지자 주범인 김씨가 사건을 은폐하고, 이해 관계에 있는 이재명 후보를 돕기 위해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언론 등을 통해 확산시킨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또 “뉴스타파가 대선 과정에서 (후보 검증) TF를 구성했고, TF 차원에서 김만배 인터뷰 (보도) 등이 이뤄졌다”면서 “취재 왜곡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보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신씨가 ‘김만배 인터뷰’ 녹취를 작년 3월 4일 제보할 때까지 녹취록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뉴스타파 주장에 대해서는 “신씨가 뉴스타파 소속이었는데, 신씨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검찰 관계자는 ‘뉴스타파가 TF 차원에서 인터뷰를 추진했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수사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뉴스타파는 ‘기획 인터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만배 녹취록’을 보도했던 한모 뉴스타파 기자는 지난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짜깁기 의혹에 대해 “얼토당토 않은 얘기”라면서 “인터뷰하고 나면 진술하는 내용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편집하는 건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신씨는 김씨와의 인터뷰 직후 김씨로부터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 9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김씨와 신씨의 돈 거래를 몰랐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올해 1월 신씨가 김씨와의 돈 거래 정황을 김 대표 등에게 보고한 정황을 확인한 걸로 전해졌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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