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백현동 수사 무마 대가 금품 수수 의혹’ 임정혁 前 고검장 소환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관련 수사 무마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4일 고검장 출신인 임정혁 변호사를 소환했다.

임정혁 전 고검장. /뉴스1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는 이날 임 전 고검장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임 전 고검장은 백현동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검찰에서 수사를 받을 당시 백현동 사건 무마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임 전 고검장은 정 대표로부터 받은 1억원에 대해 “정당한 변호사 선임 비용”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수임료에 수사 무마 청탁 명목의 자금이 포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같은 혐의를 받는 곽정기 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총경)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곽 전 총경은 정 대표가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사 선임비 명목으로 8억여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 돈 중 일부 역시 수사 무마에 대한 대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곽 전 총경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백현동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업자 이모(68)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지난달 20일 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작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에게 검찰의 백현동 수사 무마 등의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13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가 정 대표에게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 등을 소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5월 정 대표에게 “일개 부장검사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10억원이 있으면 위에다 얘기해서 백현동 개발비리 수사를 덮을 수 있으니 우선 현금으로 2억원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검찰이 정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구속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100분의 1 확률인데 그걸 뚫어냈다. 그 사람이 엊그저께도 영장전담판사와 함께 골프를 쳤다. 그 사람을 통해 구속영장 발부를 막을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이씨는 이런 식으로 정 대표에게 총 13억 3616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임 전 고검장은 입장문을 배포하고 “수사 무마 청탁 명목의 금품 수수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지인인 이씨를 통해 변호를 의뢰했고, 변호인으로서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후 정 대표와 이씨 사이에 생긴 분쟁이 생겼는데 이 과정에서 내가 언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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