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존보다 10곳 축소 예정
증권사 법인영업·리서치 '사활'
사진제공=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내년 국민연금 국내주식 거래증권사가 기존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알려져 증권사들의 생존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내 증시 '큰 손'인 국민연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증권사 법인영업(홀세일), 리서치 부문이 사활을 걸고 있다.
증권사 규모 별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중소형사의 경우 거래증권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경우, 실적에 큰 영향이 불가피하고, 인력 축소 위기감도 열려 있다.
13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2023년 3분기 말 기준 국내주식 거래증권사는 41곳이다.
국민연금은 등급 별로 운용 증권사를 선정한다. 평가 등급이 높을수록 주식 거래 약정액이 많고, 수수료도 크다.
증권가 분위기가 위축된 것은 내년인 2024년 거래증권사 개수 축소 방침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민연금 국내주식 거래증권사는 기존 36곳에서 26곳으로 축소 예정이다. 등급 별로 1등급은 8곳에서 6곳으로, 2등급을 12곳에서 8곳으로, 3등급을 16곳에서 12곳으로 각각 줄어드는 것이다.
또 거래증권사 선정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평가 기준 강화 방침이 전해졌다. 주식운용, 운용전략, 수탁자책임 등 배점을 20점에서 15점으로 낮추고, 책임투자, 사회적책임 배점은 5점에서 10점이 된다.
증권사 재무안정성 평가 기준에 우발부채와 조정유동성비율 항목 추가도 부각된다.
국민연금은 연내 거래증권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증권사들은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유지를 두고 각축을 벌이게 됐다. 2023년 9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주식 규모는 137조419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 긴장감이 상당하다. 기존 거래증권사였다가 신규 탈락하게 되는 경우가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 증권사 수를 너무 많이 줄이는 것 같다"며 "오히려 승자독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소형 증권사의 경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거래증권사에서 제외되면 리서치 등 인력 등을 줄일 수 있어서 업계 전체로 보면 악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거래증권사에 탈락하면 법인영업의 존폐 위기가 있다"며 "일반 거래증권사를 10곳가량 축소하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 한 곳이 각 개별 증권사 수익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거래 증권사 선정, 탈락 결과에 따라 법인영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여진다"며 "1년에 두 번 있는 거래 증권사 선정에 지속적으로 해당되지 못하게 되면 법인영업 부분에서 도태되는 증권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비슷한 체급의 증권사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리서치 하우스 체급 증량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거래증권사 절대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선정되는 증권사의 경우 거래 비중이 늘어나 수수료 수익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기회 요인도 함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과 같은 등급으로 선정 되더라도 두 배 수수료 증대 가능성이 열려 있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서치 서비스의 양적, 질적 확대와 증대 등으로 대응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에서 중시하는 ESG 항목 충족을 위한 전사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요구되는 정량, 정성 평가를 충족시키기 위해 리서치 인력을 보강하거나 팀내 국민연금 담당 커버 인력을 보강하는 등 브로커 능력 및 서비스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 평가에 따라 다른 연기금, 기관 투자자 평가도 갈릴 수 있으므로 바뀐 선정 기준에 따라 재무건전성 관리 및 ESG 강화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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