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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12월 강원도, 여름처럼 비 쏟아졌다... 사상 첫 호우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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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치고 주말부터 다시 추워져

강원도에 사상 첫 ‘12월 호우 특보’가 내려졌다고 기상청이 11일 밝혔다. 온난화 여파로 이맘때면 폭설이 오던 지역에 여름철에나 볼 법한 비가 내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도가 높은 강원 산지엔 대설 특보가 발효됐다. 한 특보 구역에 호우 특보와 대설 특보가 동시에 발령된 것도 처음이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11~12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예고됐다. 초여름 수준 강우다. 많은 양의 이번 비는 현재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생긴 현상이다. 게다가 한반도를 통과하는 저기압이 당초 예상보다 강하게 발달했고, 비구름대를 몰고 오는 동풍(東風)도 예상보다 거세게 불면서 비가 세차게 내리겠다.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50~150㎜, 제주도 20~120㎜, 울산 30~80㎜, 대구·부산·경상권 20~60㎜, 대전·세종·충남권 10~50㎜, 수도권과 강원영서·충북·호남권 10~40㎜다. 강원·경북권과 제주도엔 호우 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원 영동은 총 강수량이 200㎜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강원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내려진 11일 설악산 소청대피소 인근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2023.12.11 /설악산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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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강원도에 ‘12월 호우 특보’가 내려진 것은 특보 기록이 확인되는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더운 겨울’은 이달 초부터 조짐이 보였다. 지난 4일부터 한반도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며 기온이 차차 올랐다. 8일에는 경주의 최고기온이 20.9도까지 치솟으며 2018년 세운 최고 기록 18.9도를 깼다. 10일엔 제주 서귀포가 최고 22.4도까지 올라 1987년 21.9도 기록을 36년 만에 바꿨다. 이런 포근한 날씨 속에 강원도마저 눈 대신 비를 맞게 된 것이다.

다만, 강원도는 같은 산지여도 고도가 높은 곳에는 많은 눈이 내리겠다. 최고 50㎝ 폭설이 예고된 강원 산지에는 대설 특보가 발효됐다. 강원 내륙에도 1~5㎝ 눈이 예상된다. 경북·경기권 일부 산지엔 각각 1~3㎝와 1㎝ 내외 눈이 쌓이겠다.

비와 눈은 12일 낮에 대부분 그치겠다. 하지만 14~15일 또다시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전국에 비를 뿌리겠고, 16~17일에는 전라권과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다.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는 16일을 기점으로 돌변하겠다. 이날부터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며 한파(寒波)가 닥치고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지겠다. 특히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갑자기 겨울 한복판에 들어선 듯 추워지겠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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