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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에 속았다”···지지율 답보·혁신위 빈손 종료에 ‘김기현 불가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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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공천 분위기 조성으로 장악력 제고

경향신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국회 대표실에 굳은 표정을 출근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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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김기현 대표 체제로 치러선 안 된다는 ‘김기현 불가론’이 10일 국민의힘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두 달 동안 지지율은 답보 상태이고, 수습책이었던 혁신위원회마저 빈손으로 종료되면서다. 김 대표는 조기에 공천 분위기를 조성해 당 장악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쇄신 대상 1순위는 김기현 대표”라며 “불출마로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 대표의 대처를 문제 삼았다. 그는 “김 대표는 10월11일 강서구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며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다 죽는 걸 아는데도 좀비처럼 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권을 주겠다던 혁신위는 결국 김 대표의 시간벌기용 꼼수였다. 인요한 혁신위와 당원, 국민 모두 속았다”며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를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서병수 의원도 이날 SNS에서 “인요한 혁신위의 실패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며 “혁신위를 구성했는데 어째 국민의힘 지도부에는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만 드러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며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기현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라고 말했다. 경기 동두천·연천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도 SNS에서 “국민도 속고 당원도 속았다. 혁신위가 좌초되고 이렇게 당이 무너지면 정말 자유우파 정권은 끝”이라며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의 김기현 불가론은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한 부정적 조사 결과들을 근거로 한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지원론)는 응답이 35%,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견제론)는 응답은 51%로, 격차가 16%포인트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정당지지율도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패했을 때인 10월 2주차 조사에서 34%, 이번 조사에서 35%로 거의 차이가 없다.

여기에 국민의힘의 서울 우세 지역이 49개 지역구 중 6개뿐이라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가 유출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현재 당협위원장들과 지역의 정당 지지도만 본 거니까 꼭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수도권은 늘 위기다. 경각심을 갖고 잘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공천 분위기를 일찌감치 조성하며 총선 체제 구축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한 번도 시스템 공천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지 않나”라며 “이번만큼은 의정 활동, 당 기여도, 여론조사, 당무 감사 결과 등 4가지 지표를 통해 시스템 공천을 해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주지시켜 리더십 문제를 제기할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도부는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출범을 위한 준비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공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시 재표결까지 감안해 공관위 출범을 연말까지 늦출 것이라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한 당 지도부측 관계자는 “공관위 구성 연기는 없다”며 “예정대로 중순경 구성된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11일 최고위에서 혁신위 종료에 따른 혁신안 이행 방안 등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가 혁신안을 불수용하는 듯한 느낌처럼 가버리니까 여론의 악영향을 불러왔다는 게 전체적인 평가 아니겠나”라며 “혁신안 이행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이날 SNS에서 “총구는 적을 겨냥해야 한다”, “단결이 혁신이다. 찢어진 텐트는 비가 샌다”며 김 대표에 대한 지지의 뜻을 에둘러 표했다.

인용된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응답률은 13.1%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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