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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매출 못 올렸다고 목 졸라”…폭행에 멍드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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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매달 6건 내외 사내폭력 접수

신고 후 피해자 보호 안 되는 업체 다수

“신고 사업장에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직장인 다수는 여전히 사내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는 폭력 신고가 접수된 사업장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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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사내 폭력과 관련한 상담이 매달 평균 6건 내외로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지난 달까지 들어온 신원이 확인된 폭행·폭언 이메일 제보 516건 중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가 동반된 폭행 피해 사례는 65건(12.5%)에 달했다.

식당 직원인 A씨는 올해 1월 사장이 ‘일을 마음에 들지 않게 했다’며 휴대전화로 그를 때렸다고 말했다. 사장은 전에도 그의 가슴을 밀치는 폭력을 행사했고, 이 일로 A씨는 갈비뼈에 금이 가는 상해를 입었다. 영업사원 B씨는 지난달 “월매출을 맞추지 못하면 지점장이 무슨 정신으로 사냐고 사람들 앞에서 폭언했다”며 “몇몇은 뺨을 맞고 목이 졸렸다”고 피해를 토로했다.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직간접적으로 힘을 쓰는 행위를 의미한다. 구타, 멱살잡이와 같이 신체에 직접적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과 함께 상대방의 몸에 직접 닿지 않더라도 때릴 듯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 고의적으로 담배 연기를 상대방에게 뿜거나 침을 뱉는 행위도 폭행으로 볼 수 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은 “사람의 신체에 대해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료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돼 있다.

폭력은 특정 직군을 떠나 보편적으로 관찰됐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9월 4일부터 8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15.3%(153명)는 폭행·폭언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괴롭힘 경험자가 종사하는 직군은 사무직(14.8%)과 생산직(17.2%), 서비스직(15.2%)으로 다양하게 조사됐으며 직군별 격차는 미미했다.

문제는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 때문에 신고 후 피해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점이다. 공무원 C씨는 지난 5월 “회의실에서 상사로부터 폭행을 당해 신고했지만, 기관은 부당행위로 볼 수 없다며 가해자를 현장에 복귀시켰다”고 말했다. 직장인 D도 지난 9월 “상사가 인사권을 빌미로 성희롱과 폭행을 반복해서 형사고소를 진행했는데 시설이 맞고소했다”며 “가해자는 배우자의 직장까지 찾아가 난동을 부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폭행은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폭행이 인정되려면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가해자에게 휘말려 대응을 포기하지 말고, 증거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건 발생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형사고소와 별개로 관할 노동청에 방문해 직장 내 괴롭힘과 근로기준법 제8조(폭행의 금지) 위반으로 진정서와 고소장을 모두 접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폭행에 의한 괴롭힘 제보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익숙해져서 폭행을 용인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잘못된 관행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변호사는 “고용노동부가 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제8조 위반 사건이 있는지를 추가로 조사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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