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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렇게 시작하는 감독 처음” 박지성 우려 맞았다... 홍명보호를 둘러싼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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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서 졸전 끝 무승부

경기 내내 홍명보·정몽규 향한 야유 이어져

박지성이 우려했던 '지지 못 받는 감독' 모습 나타나

김민재는 관중과 대치하는 등 선수단도 흔들려

[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논란 속에 출항한 홍명보호가 시작부터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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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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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3차 예선 첫 경기를 무승부로 시작한 한국은 오는 10일 오만 원정에서 첫 승에 재도전한다. 같은 조에 팔레스타인보다 FIFA 랭킹이 높은 팀이 3개 팀이나 되기에 험난한 여정이 펼쳐지게 됐다.

팔레스타인전은 3차 예선의 시작이자 홍명보호 2기의 출발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2014년 6월 27일에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 이후 약 10년 2개월 만에 다시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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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 시작 전 한국 관중들이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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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의 복귀는 시끄러웠다.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타당성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경기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평소 치열한 예매 열기를 자랑했던 대표팀 경기였으나 이날 공식 관중은 5만 9579명이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날 판매되지 않은 좌석은 4598석이었다. 지난 3월 태국전(6만 4912명)과 6월 중국전(6만 4935명)에 비교하면 어느 정도 팬들의 외면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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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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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홍명보 감독이 화면에 나오면 야유를 보내는 관중들이 있었다. 사진=연합뉴스여기에 현장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대표팀의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응원 걸개를 거꾸로 매달며 항의의 뜻을 드러냈다. 일부 팬은 ‘한국 축구의 암흑시대’, ‘일진 놀이 몽규!! 협회는 삼류!!’ 등의 걸개를 들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전 선수단 소개에 이어 홍 감독 소개가 나오자,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중 전광판에 홍 감독의 모습이 잡힐 때마다 야유 세례가 쏟아졌다. 중간중간 ‘홍명보 나가’, ‘정몽규 나가’의 외침도 들렸다.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우려한 상황이기도 했다. 박지성은 지난 7월 12일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소식이 알려진 후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가장 먼저 든 감정이 슬픔이라고 말하며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여전히 축구계에 있으나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고 말했다.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홍명보호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박지성은 “새 감독이 왔을 때 큰 기대감으로 시작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솔직히 처음”이라며 “프로 스포츠에서는 결과가 중요하고 결과가 과정을 이기는 때가 많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너무 커서 결과가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는 가늠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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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행사 ‘MMCA: 주니어 풋살’에서 미래세대 토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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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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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달 전 박지성의 말처럼 홍명보호의 출항은 야유와 비판 걸개로 얼룩졌다. 선수단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야유를 보낸 서포터즈석을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난 김민재는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면서도 “사실 우리가 처음부터 못 한 것 아니지 않느냐. 못하기를 바라고 하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말씀드렸다”라고 전했다.

그는 “공격적으로 말씀드린 건 아니었고 심각한 분위기도 아니었다”라면서도 “생각하기 나름이니 (심각하다고) 받아들이실 분들은 그렇게 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다소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팬들의 야유가 선수단이 아닌 협회와 홍 감독을 향했다는 설명에도 “경기 시작하기 전에 들리니 아쉬워서 말씀드렸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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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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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0 대 0으로 경기를 마친 후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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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팬들의 야유에 “속상하지만, 주장으로 팀을 생각한다면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려야 한다”라며 “이미 결정된 과정에서 바꿀 수 없는 부분이고 믿고 가야 한다. 어렵겠지만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민재의 행동에 대해서도 “다시 나오면 안 되지 않느냐”라며 “팬과 선수의 관계는 좋아야 한다. 한국이라는 팀의 승리를 응원하려고 오셨는데 안 좋은 분위기보다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격려해 주시면 정말 선수들에게 한 발 더 뛸 힘이 분명히 생긴다”라고 전했다.

홍 감독이 선수단에 전한 말을 묻자 “감독님께서 한마디 한마디 하시는 자체가 어려우실 것 같았다”라며 “선수들에겐 ‘잘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다”라고 오히려 홍 감독의 상황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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