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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서울의 봄' 당시 전두환 쿠데타 예측했던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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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이후 한국 권력공백 분석한 NYT

전두환 사령관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

'민주주의에 관대하지 않은 세력' 규정

"박정희가 아낀 군인, 무례하고 거칠다"

쿠데타 가능하지만 막힐 것이라고 예측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리는 시간이죠. 앉아서 세계 속으로. 오늘은 박수정 PD가 뉴욕타임즈의 1979년 기사를 가져왔네요.

◆ 박수정> 무섭게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과 관련된 소식입니다. 이 영화에 한국인들만 나오는 게 아니에요. 한미 연합군 사령관, 그리고 주한 미국 대사처럼 미국인들도 등장하는데요. 그래서 12.12 군사 반란 당시에 미국에서는 어떤 반응을 내놨는지, 미국의 언론을 살펴봤어요.

◆ 조석영> 우리나라는 그때 권위주의 정부였잖아요. 그래서 언론 통제가 있었는데 외신에 대해선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훨씬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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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정> 뉴욕타임즈의 1979년 11월 4일자 신문을 살펴봤어요. 11월 3일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진 날이니까 그 다음 날 발행된 신문인데요. 이 기사에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등장합니다. "불안에 빠진 대한민국 군대가 맞이할 다음 전투는 정치적인 전투가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인데요. 그 전까지 한국 군대가 겪은 6.25와 베트남 전쟁, 그 다음 전쟁은 적국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군대 내에서 정치적인 전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기사입니다.

◇ 채선아> 예측이 맞아 들어갔네요.

◆ 박수정> 놀라운 게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에 대해 취재가 굉장히 잘돼있어요. 기사 내용을 인용해보자면, "전두환은 무례하고 거친 무리에 속해 있고, 민주주의에 대해 관대하지 않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경상도 출신으로, 박 전 대통령이 아끼던 군인이다" 바로 이 전두환 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젊은 군인들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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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정> 박 전 대통령이 사라진 상황에서 미국과 친한 사람이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분석하는 맥락에서 나온 예측인데요. 주요 인물들을 쭉 분석하고 있어요. 우선 당시 노재현 국방장관은 미국의 조언을 잘 듣고, 미국에 친밀한(warm)한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 조석영> <서울의 봄> 영화에도 그걸 알 수 있는 장면이 나오죠.

◆ 박수정> 영화에서 배우 김의성 씨가 연기한 그 국방장관이죠. 또 이성민 씨가 연기한 육군 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대장도 미국에 우호적인 사람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고 민주주의에도 관대하지 않은 세력으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분류되어 있는 거죠.

기사 내용을 인용해보자면 "전두환을 주축으로 한 젊은 군인들이 나세르 방식의 기습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이들이 나이 든 온건파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노재현 국방부 장관이 계엄령 하에 모든 군대를 지휘하고 있고, 정승화 계엄사령관만이 병력 이동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전두환 사령관이 기습 쿠데타를 할 수도 있지만 더 권한이 많고 미국에 우호적인 국방장관이나 육군 참모총장이 그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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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영> 참고로 나세르는 당시 이집트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대통령이었고, 인기가 굉장히 많았어요. 중동의 중심이 되겠다는 야심도 있을 정도였으니까, 한국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미국 입장에선 상황이 좀 복잡해지는 거죠.

◆ 박수정> 과연 한국에서도 제2의 나세르가 나올 것인지 살펴보자는 의도로 이런 문장을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쨌든 쿠데타 세력이 온건파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에선 쿠데타가 성공하게 되죠.

◆ 조석영> 쿠데타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사실 말도 안 되는 결정들이 벌어졌으니까요.

◇ 채선아> 쿠데타 전까지의 상황을 그렇게 분석해가며 예측을 했는데 그 이후의 상황도 뭔가 기사가 나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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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정> 쿠데타가 12월 12일이었잖아요. 워싱턴 포스트의 1979년 12월 13일 기사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어요. "미국 국무부는 쿠데타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어젯밤 군부에 한국의 민주적 절차를 방해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한미 관계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1979년 12월에 미국 CIA에서 보고서를 냈는데요. 12,12를 쿠데타로 규정하는 것은 물론, 이 쿠데타로 인한 혼란 때문에 북한이 침략해올 가능성이 50% 정도 된다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 미국 입장에서도 12.12 쿠데타 전후 한국 상황이 굉장히 큰 관심사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네요. 여기까지, 박수정 PD, 조석영 PD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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