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의혹 피의자 조사
검, 증거인멸 등 조사 뒤 영장 검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8일 전당대회 돈봉투(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4월 검찰이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압수수색하며 돈봉투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자 송 전 대표가 프랑스에서 귀국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8시2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조직화된 윤석열 특수부 하나회 세력에 무너지고 있다”며 “검찰 독재에 대한 전 국민적 저항운동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주위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저부터 수사할 것을 수차례 촉구했지만 검찰은 정치적 기획수사를 하고 있다”며 “증거조작, 별건수사, 온갖 회유로 불법을 일삼는 일부 정치화된 특수부 검사와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는 피의자가 부인하면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날 피의자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과 일부 특수부 검사들의 행태는 더 이상 공익의 대표자로 볼 수 없고, 검사 앞에 가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봐도 그 실효성이 없다”면서 “판사 앞에 가서 하겠다.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했다.
또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권이 입만 열면 강조하던 공정과 상식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대통령 부인과 장모와 처남, 법무부 장관과 처남, 이정섭 검사와 처남 등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안 하는 정도가 아니라 검찰이 갑자기 대통령 가족 로펌 변호사로 탈바꿈되어 증거를 인멸하고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고 은폐하고 축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이 다른 선거 관계자들과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뿌린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 과정에 관여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또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가 여수상공회의소장 박모씨 등을 통해 불법 후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전 대표가 후원금 대가로 후원자의 현안과 관련한 ‘입법 로비’를 들어준 것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송 전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검찰은 이날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 의혹의 주요 사실관계뿐 아니라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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