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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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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제회 150조…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 최우선 ['큰 손' 연기금·공제회 ④·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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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고금리, 리파이낸싱 부담

"수익성 검토 및 사후관리 유의 必"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연기금·공제회는 자본시장의 '큰 손'인 기관투자자다. 이들은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을 굴린다. 투자 닻을 올리는 CIO(최고투자책임자)들의 면면부터, LP(출자자)로써 자금 공급 추이, 포트폴리오 투자 수익률 현황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울러 고금리로 불거진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등 연기금·공제회의 향후 과제도 점검해 보고자한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호황 시기에 연기금, 공제회들이 늘려온 해외 대체투자가 리스크관리의 핵심 영역으로 떠올랐다.

공제회 중에서는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곳들도 나왔다.

연말 대체투자 자산 공정가치 평가로 비상등이 켜져 있다.

미국·유럽 상업용부동산 직격탄…"리스크 과소평가 경계"

7일 한국은행의 '최근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해외대체투자 현황 및 리스크' 리포트에 따르면, 주요 연기금(국민, 공무원, 사학), 공제회(과학기술인, 행정, 군인, 소방, 지방재정) 등 8곳의 2023년 6월말 기준 해외대체투자 잔액은 1153억 달러(한화 152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중 국민연금이 973억 달러(128조원), 다른 연기금·공제회가 180억 달러(24조원) 수준이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해외대체투자 비중을 보면, 국민연금은 13.4% 수준으로 전체 평균(14.8%)보다 낮지만, 7곳 연기금 및 공제회는 33.2%로 평균의 두 배 가량 비중이 컸다.

투자대상 별로는 인프라, 사모투자 등 특별자산이 737억 달러로, 부동산(416억 달러)의 약 두 배 수준이다.

투자대상에서 부동산은 상업용부동산(CRE) 비중이 45%(복합 부동산 포함 시 73%)로 높았고, 특별자산은 사모투자가 8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투자지역은 북미(49%), 유럽(28%)의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투자자산 상환 순위(트랜치)를 보면, 중·후순위 투자가 대부분으로, 회수가능성이 낮아 투자위험도가 높아 부담이 되고 있다. 잔존만기는 5년 이상 비중이 60%다.

재무안정성 지표인 준비금 적립률이 주요 공제회 모두 기준비율(100%)을 상회하고 있다. 향후 해외대체자산 가격이 2023년 6월말 대비 26~55% 떨어질 때까지는 준비금 적립률이 10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해외대체투자는 정보비대칭성, 낮은 유동성 등으로 투자자의 능동적 대처가 어려워 리스크가 과소평가되거나 지연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실위험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수 있다"며 "따라서 이미 투자한 해외대체투자 전반의 수익성 검토 및 사후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대체자산, 만기리스크 부담…연말 가치평가 '살얼음판'

지난 몇년 간 저금리 시기에 '큰 손' 기관들에게 해외대체투자는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미국, 유럽 등 '우량' 오피스들에서 공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기관이 해외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린 2018~2019년 당시 대출 금리는 1~2% 수준에 그쳤지만, 금리 인상기를 거치면서 2023년 현재 리파이낸싱을 위한 대출 금리는 몇 년만에 2~3배 껑충 뛰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만기 도래 리스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국내 중·후순위 기관들은 해외 선순위 채권자들로부터 추가 출자 요구를 받게 되었는데, 문제는 향후 투자 대상인 해외부동산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부동산 사이클을 감안해 일단 지지선을 구축하고 기다리기에는 패러다임이 바뀐 오피스 부동산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대체투자 수익률 특징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공정가치 평가액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며, 대부분 이자·배당수익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의한 외화환산이익이다. 연말 가치 평가에서 평가손을 적용하면 그동안의 자산가치 하락분이 반영되면서 충격파가 될 수 있다.

기관 투자자 한 관계자는 "대체투자 자체는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야 하지만, 해외 부동산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내년 해외대체투자,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다는 것이다.

김미숙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12월 리포트에서 "미국 오피스 시장 임대차 활동은 점차적인 둔화가 진행 중으로, 기업들이 일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미 자리잡은 재택근무 트렌드가 정착된 시장을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용도 변환을 목적으로 한 투자 사례들이 발생 중이며, 내년에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체투자 모두 위축되는 것은 아니며, 고금리 시기에 적합한 사모대출(PD, Private Debt)은 주목도가 높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 대체투자 전망 리포트'에서 "2024년 대체투자 시장에서 가장 큰 부담은 지속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약세"라며 "한편 미국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태도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사모대출 시장에는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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