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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약달러 타고 지붕 뚫은 금값 JP모건 "내년 2300弗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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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금리 인하 기대감에 4일 현물 금값이 3% 넘게 급등했다. 이날 서울 종로귀금속거리에 골드 바 광고가 게시돼 있다. 이충우 기자


금값이 상승하는 건 미국 달러화 약세 현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홍역을 치른 미국에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3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내년 9월이 되면 상품 물가 하락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달성한다는 말이다.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기준금리 인하를 재촉할 것이라는 주장도 금값 상승을 부추긴다. 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경제위기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약달러 현상도 금값을 올리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내년 금값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은 금값이 내년 중반까지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 둔화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며 "2024년 하반기 금리 1%포인트 인하는 금값을 새로운 영역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매일경제

금보다 주목받는 건 금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비트코인이다. 지난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하고 나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글라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금의 30일 상관계수는 올 6월 1일만 해도 0.46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3일 기준 0.64로 0.18포인트 올랐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의 가격이 동조화됐음을 의미한다. 이제 비트코인과 금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셈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투자시장에 주는 의미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 임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은 기관투자자 관점에선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두더라도 자산배분 후보 중 하나로 비트코인이 들어온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허용되면 수백억 달러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ETF 운용자산 중 적어도 100억달러가,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선 금 ETF와 맞먹는 900억달러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비트코인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 됐다. 실제로 4일 비트코인 가격은 4만달러를 회복하면서 전 세계 자산 시가총액 순위 10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데이터 통계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람코,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은, 엔비디아, 메타에 이어 10위다. 버크셔해서웨이나 테슬라보다 높은 순위다.

내년 4월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도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로 주어지는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시기로, 그동안 3차례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최근도 기자 /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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