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국회 앞 농성…"총선 거래용 논의하면 강력 투쟁"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유예 연장 문제점 발표하는 민주노총 |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민주노총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를 유예하기로 한 정부와 여당을 향해 "사업장에서 (사고로) 죽어나가는 노동자는 민생이 아니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4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유예기간을 2년 더 연장하겠다는 발표를 보고 이 정권이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완전히 져버린다는 분노가 차올랐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전날 고위 협의회를 열고 내달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될 예정이던 중대재해처벌법을 2년 더 유예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작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당정은 50인 미만 사업장 83만곳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에 법 확대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올해 3월 고용노동부가 한국안전학회에 의뢰해 50인 미만 사업장 1천44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를 인용해 반박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년까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체계를 갖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미 갖췄거나 내년까지 가능하다'는 응답이 53%, '어렵다'가 47%였다고 민주노총은 전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의무 준수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갖췄느냐'는 물음에도 22%가 '이미 모두 갖췄다', 59%가 '준비 중이다', 18%가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여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모친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도 간담회에 참석해 "3년 유예를 했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2년 더 유예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5일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결의대회'를 진행한 뒤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국민의힘이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유예를) 강행 추진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거래용 논의를 시작하면 더욱더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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