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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중국은 尹정부와 가치 공유 불가능…“시진핑 방한은 없다” [매경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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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동선은 극비 사항
美서도 시위대 통제
美빼면 올해 러·남아공만 방문
非우방 방문할 리 없어

시진핑 방한 조급증은
어리석은 결과 낳을 수도
방한 시기·절차 적합해야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하루 전날까지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마침내 공개된 회담장 ‘필로리 에스테이트’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40㎞나 떨어진 외딴 저택. 일반인들 접근을 막기 위해 주변 도로마저 통제됐다. ‘시진핑 주석이 반중 시위대와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는 중국의 사전 요구가 뒤늦게 알려졌다.

시진핑의 동선은 중국 내에서조차 극비다. 지난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엔 시 주석의 상하이 방문을 알리는 단독 보도가 나왔다. 특이하게도 기사엔 기자 이름이 없었다. 중국에서 기자들이 행방불명되는 경우가 늘면서 언론사들도 기자 이름을 숨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의 2박3일 상하이 방문이 끝나고 나서야 사진과 기사를 쏟아냈다. 누군가는 그의 동선 노출로 인한 신변 위협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다.

최근 국내에선 시진핑 방한이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불발된 데다 한·일·중 정상회의마저 연내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시 주석이 지난 9월 방중했던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게 전해지면서 우리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 탓도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시진핑 방한이 우리 외교가 ‘꼭 성사시켜야 하는 과업인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타이밍과 절차상 모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비밀주의 행보에 더해 국내 반중 정서마저 강한 상황에서 ‘시진핑 방한 조급증’은 생뚱맞기까지 하다.

매일경제

지난 2014년 7월 3일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시주석은 이때를 마지막으로 9년간 방한하지 않았다. <사진=연합>


올봄 시진핑 3기 체제가 들어선 이후 시 주석의 해외 순방은 중국의 우방국뿐이었다. 지난달 미국을 제외하면 러시아(3월)와 남아프리카공화국(8월)이 전부였다. 그 외에 G20·유엔 등 어떤 다자회의장에서도 시 주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유는 뻔하다. 통제 불가 지역이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통제할 수 없다면 어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시 주석의 방문을 기대하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우방국도 아닌 한국을 우선 방문할 이유가 없다.

정상회담을 추진하기에 절차상 어려움도 있다. 중국은 지금 강도 높은 사정 바람에 외교·국방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이 줄줄이 공석이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군사 대화 재개를 합의했지만 중국 국방장관이 공석이라 대화를 못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중 고위급 대화 채널인 안보실장급 대화를 열지 못했다. 중국 외교장관의 갑작스러운 경질로 안보실장 격인 왕이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외교장관직까지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2014년 이후 9년째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시진핑 방한을 서둘러 추진한다면 어리석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한중 양국이 추구하는 가장 큰 공통 이익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 안정이다. 하지만 지금 이 공통 이익을 달성하기엔 양국은 너무 멀리 와 있다. 중국은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 우회를 도우면서 김정은을 두둔하고 있다. 심지어 탈북자를 대거 북송하고도 나 몰라라 한다. 정상회담으로 이런 문제를 풀 수 없다면 북한 정권의 안전에 기여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다. 애써 만들어놓은 한·미·일 군사협력마저 무기력해질 수 있다. 시진핑 방문이란 명분을 얻으려다 국익이란 실리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 획을 긋는 한중 정상회담이 되려면 최소한의 믿음과 존중을 바탕으로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지 못할 바엔 시진핑 방한에 안달할 필요 없다. 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 국가이지만 동시에 윤 정부와 가치를 공유할 수 없는 독재 정권임을 기억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수개월간 세심하게 조율된 미·중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솔직하게 내뱉지 않았나. “시진핑은 독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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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경 글로벌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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