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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난민 8년새 3배 가까이 늘어… 그들도 우리와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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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 클레멘츠 부대표

배우 정우성 친선대사 만나

“그들은 저희와 다를 게 없습니다. 다만 불행한 상황에 놓여있을 뿐입니다.”

지난 30일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만난 켈리 클레멘츠 UNHCR 부대표는 에티오피아의 한 난민촌 학교에서 난민 소녀들을 만난 경험을 회상하며 말했다. 클레멘츠 부대표는 “그들은 여느 십대 소녀들과 다를 바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을 터뜨렸고,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재잘거렸다”고 했다.

외교부가 주최하는 제5회 ‘여성과 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28~30일 간 방한한 클레멘트 부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폭력과 갈등이 갈수록 많아지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 이날 UNHCR 친선대사인 정우성 배우도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우성 배우는 2015년부터 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난민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갈수록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클레멘츠 대표는 “지난해에만 32개국에서 40번이 넘는 비상 사태에 대응했다”며 “전쟁과 정치적 탄압, 기후 위기 등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곳에서 사람들이 집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 정 친선대사도 “친선대사로 활동을 시작한 2015년에는 난민이 약 4000만명이 있는 걸로 추정이 됐는데 오늘날 그 규모가 1억1400만명에 달한다”며 “해결의 조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삶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자국 내전 등을 피해 유럽 및 북미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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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92년 유엔 난민협약 및 난민의정서에 가입했다. 한국이 난민 문제에 대해 첫 발을 뗀지 약 30년의 시간이 흐른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지난해 2%를 기록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했다. 이에 대해 클레멘츠 부대표는 “30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한국이 더 나아지고, 강해질 것이라 믿는다”라며 “우리의 역할은 그 과정에서 최선의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친선대사는 민간 영역에서의 난민 지원은 오히려 한국이 세계 상위 수준인 점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유엔난민기구 파트너십 주요 10개국 중 하나”라며 “이런 관점에서 한국은 난민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 정부의 유엔난민기구 기여금은 2820만달러(약 380억원), 민간 부문의 후원금은 4920만달러(약 664억원)에 달한다.

난민 문제를 대할 때 가장 필요한 태도로 두 사람은 각각 ‘경청’과 ‘신중’을 꼽았다. 클레멘츠 부대표는 “모든 난민들이 각자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귀 기울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친선대사는 “(난민 문제에 대해) 성급히 답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건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이해를 했느냐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난민이 좋고 나쁜지에 대해 생각하기보단 난민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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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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