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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금)

이스라엘 감옥서 풀려난 팔 수감자들은 누구?[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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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가 10대 소년…나머지는 여성

투석 등 혐의로 군사재판 行…법적 조력 미비

형사 절차 없이 구금 무제한 연장키도

헤럴드경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교도소에서 석방된 여성(왼쪽)이 가족과 만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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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세살 쌍둥이 자매” “장례 준비했는데 살아 돌아온 아홉살 딸”

임시 휴전을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석방한 이스라엘 인질의 면면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인질과 맞교환으로 풀려난 이스라엘 수감자들의 면면 역시 놀랍다. 청소년과 여성이 대부분으로 기소도 안된 경범죄 혐의자여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단면을 엿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까지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 결과로 총 180명의 수감자를 석방했다. 앞서 양측은 이스라엘 인질 1명 당 수감자 3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이번 휴전이 시작되기 직전 이스라엘 정부는 석방될 수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300명의 예비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결과 예비 명단 중 가자지구 거주자로 등록된 사람은 단 5명 뿐이다. 나머지는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 다른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에서 체포된 이들이다. 가자지구 주민의 경우 석방되더라도 전쟁의 여파로 난민이 될 가능성이 높고 만에 하나 하마스의 전력으로 변모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석방된 수감자 명단을 보면 90%가 10대 소년들이다. 나머지 10%도 거의 성인 여성이다. 하마스가 석방하는 인질 대부분이 여성과 노약자, 어린이라는 점을 감안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선정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받은 혐의나 처벌의 종류를 살펴보면 감옥에 수감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 300명 중 실제 법원에서 선고를 받은 뒤 복역 중이었던 이들은 67명 뿐이었다. 나머지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미결수였다.

문제는 군인이 아닌 이들 중 군사법원에서 기소되거나 기소 예정이었던 이들이 200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군사법원에 기소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을 잠재적 적으로 간주한다는 얘기다.

석방 예정인 300여명 가운데 일부는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등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와 연계돼 있지만 절반 가량은 정치적 관련성이 없는 상태였다. 이들은 버스에 돌을 던진 혐의로 체포되는 등 단순 질서 위반에 해당하는 행위로 잡혀갔다. 이들 중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석방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300명은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아다메어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 이전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은 약 5200명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1200명은 재판 등 형사 소송 절차 없이 용의자의 구금을 6개월 마다 무제한 연장할 수 있는 ‘행정구금’ 상태였다.

구금된 인원의 수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급증했다. 아다메어는 현재까지 행정 구금자 2070명을 포함해 총 70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십년 간 가장 많은 숫자다.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과 무장단체 간 충돌이 격화되는 동안 행정 구금을 당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주요 전쟁이 있었던 지난 2014년에는 행정 구금 대상이 1월 175명에서 12월 463명으로 크게 늘었다.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 법정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쉽게 유죄를 선고하고 체포된 팔레스타인인들이 변호사 선임 등 법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차별을 받고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이스라엘 교도소 내 열악한 환경 등 인권 탄압 가능성도 우려했다.

실제로 이번에 석방된 수감자들 중 다수가 감옥 안에서 폭행 등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석방된 아부 가남은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간수들은 감방에 들어와 이유 없이 우리를 때렸고 우리는 개 취급을 당했다”고 밝혔다.

2015년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자신에게 총을 겨눈 이스라엘 인 1명을 흉기를 찌른 혐의로 16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던 쇼루크 드와얏은 “남성 간수가 여성 수감자를 폭행하거나 괴롭히는 일이 잦아졌다”며 “그들은 언제든 내 집에 다시 침입해 나를 체포할 수 있어 두렵다”고 밝혔다.

스카이뉴스는 “이스라엘 인질 귀한 소식은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만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뉴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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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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