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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외교 역량 총동원한 엑스포 '완패'…잼버리 사태 이어 여권 악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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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윤석열 정부가 민관을 동원해 총력전에 나섰던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에서 한국이 90표 차이로 완패했다. 지난 8월 새만금 잼버리 대회 파행에 이어 대형 외교 이벤트에서 정부가 또다시 부실한 역량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165개 회원국 중 119표(72.1%)를, 한국의 부산은 29표(17.6%)를 받았다. 3위 이탈리아 로마는 17표였다.

정부는 1차 투표에서 1위 도시가 3분의 2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결선투표로 갈 수 있다며 막판 역전극을 노렸지만, 예상보다 큰 표차의 참패에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독주는 어느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한국은 불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엑스포 유치전에 지자체와 기업 등 민간 역량까지 총동원해 국가적 자원을 집중시키며 대대적인 홍보, 외교 노력을 해 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각종 국제행사 등에서 90여개국, 500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부산 지지를 호소했다. 10여개 국가에서는 국빈 방문 등을 통해 직접 찾아 유치전에 열을 올렸다.

지난 9월에는 유엔총회가 열렸던 뉴욕에서 닷새간 47개국 양자회담을 했다. 당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 달간 60개 이상의 양자회담을 한 정상은 지난 100년간 외교사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는 직접 디자인한 키링 등으로 홍보전에 뛰어들었다.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 배경 화면의 'BUSAN IS READY', HIP KOREA' 등 문구 디자인도 김 전 대표의 작품이다.

특히 대통령실과 여권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내년 4월 총선 동력으로 삼으려 했지만, 예상보다 큰 표차 패배로 영이 서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8월 국제 대회인 세계잼버리 대회에서 부실한 행사 준비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상황에 이어 또다시 정부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이 처한 '객관적 상황' 파악 대신 근거 없는 기대를 지나치게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엑스포 유치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 여러분이 그동안에 지원해 주신 것에 대해서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유치 당국은 이번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 물량공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난과 저개발 국가의 사우디 몰표' 등으로 꼽았다.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자문 교수인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사우디의 유치 배경에 대해 "사우디 국민의 시선을 엑스포 유치와 동계올림픽 등 여러가지 메가 이벤트에 돌려 국민의 충성과 지지 확보를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우디는 오일 머니 물량 공세를 통해 2030년까지 4300조원 투자를 통해 리야드를 건설하고자 했다"며 "그런 가운데 엑스포 개최를 위해 10조원 이상 투자를 저개발 국가에다 천문학적 개발 차관과 원조 기금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금전적 투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같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 또한 전 세계에 있어서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경제난이 심화된 것이 하나의 역할이 됐다"며 "객관적 역량보다는 현실에 흔들리기 쉬운 구도가 형성되면서 저개발국가의 사우디 몰표가 이뤄졌다고"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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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유치지원위 전략회의 및 민간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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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유치 시민 응원전에서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자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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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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