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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일)

[단독]수사팀에 전화 건 경무관…세관 마약수사 놓고 경찰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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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세관 직원 마약 밀반입 연루 의혹’ 수사가 별다른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이 사건 수사를 둘러싼 외압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내부 갈등이 번지는 모양새다.



세관 언급한 고위 간부 “관세청장이 신경 많이 쓴다”



중앙일보

28일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최근 A 경무관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했다. A 경무관이 서울경찰청 근무 당시인 지난달 5일 세관 직원들의 마약 밀반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 B 경정에게 전화를 건 사안과 관련해서다.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16일 A 경무관을 상대로 전화를 건 경위와 통화 내용 등에 대해 직접 물었고, 24일엔 전화를 받은 B 경정에게도 당시 상황에 대해 확인했다.

A 경무관과 B 경정은 감찰담당관실에 통화상황을 각각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 경무관은 과거 자신이 영등포경찰서장과 인천공항경찰단장을 지낸 이력을 언급하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관세청장이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내가 (세관 측에) ‘관세청이나 경찰청 모두 정부 일원이기 때문에 타 기관을 예우할거다, 그렇게 무리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과거 업무 때문에 인연을 맺은 인천공항본부세관 측 인사로부터 요청을 받아 전화를 걸었다’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A 경무관은 당시 이 사건과는 관련 없는 보직을 맡고 있었고, B 경정은 A 경무관의 관계를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말했다.

B 경정은 “이튿날 서울청으로부터 수사팀이 배제된 상태에서 세관 직원 관련 사건의 이첩을 검토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 때(지난달 10일) 세관 연루 내용은 제외하고 발표하라는 지휘부의 지시 등도 있었던 상황이라, A 경무관의 전화와 사건 이첩 논의 등을 세관 직원 수사에 대한 대한 ‘외압’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A 경무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세관이 예상 질의를 준비하기 위해 이 사건 보도자료에 세관 관련 내용이 들어가는지 확인 요청을 해 왔고, 이에 기관 간 업무 협조 차원에서 전화를 건 것일 뿐이다. 수사 개입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미 서울청과 수사팀이 보도자료 관련 협의를 마친 상황이어서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는 게 A 경무관의 입장이다. 그는 또 “감찰담당관실에 관련 내용을 다 말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결코 외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규정이나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정식 감찰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사 한 달 넘게 지지부진…검찰, 계좌압수수색 영장도 반려



영등포서는 앞서 한국·말레이시아·중국 조직이 연계해 필로폰 74㎏을 국내로 들여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반입 과정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해 왔다. 몇몇 세관 직원을 특정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한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한 수사다. 수사팀은 이후 관련자들의 휴대전화와 세관 구역 내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압수하고 내용을 분석 중이다. 수사팀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세관 직원은 현재까지 총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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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경찰서 관계자들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압수한 필로폰을 공개하고 있다. 영등포서는 나무도마로 위장해 밀반입한 필로폰 74kg(시가 2200억원 상당)을 유통시킨 국제연합 3개조직 26명을 검거, 이중 관리·유통책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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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사는 아직 마약 유통책들의 진술 이외에 뾰족한 추가 증거를 찾지는 못한 상황이다. 또한 수사팀이 세관 직원과 마약 유통책간 금전 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청한 금융거래내역 압수수색 영장도 검찰에 의해 두 차례 반려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두고 마약수사 주도권을 둘러싼 세관·검찰과 경찰 사이의 물밑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선 경찰서에서 마약 범죄를 수사하는 한 경찰관은 “10여년 전만 해도 국제 우편 등으로 들어오는 마약 정보 등을 세관과 공조하면서 성공적으로 수사했는데, 최근엔 그런 사례를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검찰이 마약 수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세관이 마약 첩보를 검찰에는 적극 전달하지만 경찰 수사에는 과거에 비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아쉽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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