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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러 참호, 흔적없이 쓸려갔다... 크림반도 강타한 역대 최강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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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덮친 폭풍 베티나. /엑스(트위터)


러시아 남부와 우크라이나 해안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 ‘베티나’로 러시아 점령지 크림반도의 러시아 방어 진지가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폭풍의 영향으로 많은 지역이 침수되면서 200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고 최소 3명이 사망했다.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에 폭풍 베티나가 상륙하면서 대부분 지역에 폭설과 강풍이 몰아쳤다. 특히 크림반도 해안의 풍속은 시속 115~130km, 파도 높이는 8-9m에 이르렀다. 크림 산맥에서는 바람이 시속 150km로 불었다.

여러 매체와 소셜미디어에는 크림반도 해안 지역에서 폭풍 베티나의 영향으로 파도가 높게 치고 해수가 범람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크림반도 여러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러시아가 임명한 크림반도 환경감시국 관계자 타티아나 류베츠카야가 타스통신에 말했다.

안톤 게라쉬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크림반도 해안 지역이 파도에 휩싸이고 바다가 해안선으로 밀려드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해변에 파 놓은 점령된 크림반도의 참호가 폭풍으로 인해 휩쓸려갔다”며 “언론에 따르면 크림반도 예브파토리아에서는 해안의 방어선, 공병 시설 및 사격 진지를 폭풍이 휩쓸었다”고 했다.

조선일보

27일(현지시각) 러시아 흑해 연안에 폭풍이 몰아치는 동안 강풍과 파도가 소치 리조트를 강타하자 올림픽 공원 인근의 거리가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T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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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3명 사망, 190만명 정전 피해

러시아에서 이 폭풍으로 3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대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소치와 점령 중인 크림반도, 케르치 해협에서 각각 1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긴급구조부는 350명 이상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기상청장은 기록이 시작된 후 가장 강력한 폭풍 중 하나라고 국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에 전했다. 이에 도로가 범람하고 침수된 저지대에서 시민들이 대피했다. 러시아 에너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카라스노다르, 로스토프 지역과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지에서 190만명이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이날 아침 폭설과 강풍이 휩쓸면서 기상 경보가 발령됐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키이우, 오데사, 미콜라이프 등 16개 지역에서 2000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레네르고 국영전력회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눈폭풍이 너무 강해 금속 송전주가 부러진 채로 방치됐다”고 했다.

전날에는 폭설로 인해 오데사-레니 고속도로에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되었으며, 키이우-오데사 고속도로도 일부 운행이 제한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영상 연설에서 “매우 극한의 날씨가 나라의 많은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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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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