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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김규현 국정원장 사퇴, 1·2차장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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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권춘택 1차장(해외 담당)·김수연 2차장(대북 담당)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영국과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 이뤄진 전격적인 조치다. 국정원 수뇌부 3인을 한꺼번에 바꾼 것도 이례적이다.〈중앙일보 11월 10일자 1·3면〉

윤 대통령은 신임 1차장에 홍장원 전 주영국 공사를 임명해 당분간 원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2차장에는 황원진 전 북한정보국장이 임명됐다. 대통령실은 신임 1, 2차장에 대해 “해외정보와 대북정보에 잔뼈가 굵은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소개했다.

김 원장 등에 대한 전격적인 교체 배경으로는 끊임없었던 국정원 내부 인사 잡음이 우선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김 원장에 대해 “정권 교체기에 국가 최고 안보 정보기관으로서 국정원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우방국 정보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원장 취임 이후 국정원 내 인사를 둘러싸고 잡음이 외부로 불거진 데 대해 지휘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전했다. 3인의 사표를 수리하는 형식이었지만, 사실상 경질 성격에 가깝다는 것이다.



국정원 사령탑 3인 사표 수리…내부 잡음에 사실상 경질



중앙일보

김규현 국정원장(가운데)이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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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국정원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신구 권력 갈등설, 인사 전횡설 등 내홍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통했던 조상준 당시 기획조정실장이 임명 약 4개월 만에 돌연 사퇴했다. 당시엔 사퇴 이유 중 하나로 국정원 1~3급 보직자 1000여 명을 대폭 물갈이하는 과정에서 조 전 실장이 내부 인사들과 충돌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올 6월엔 윤 대통령이 결재한 국정원 1급 5명 보직 인사가 뒤집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 미국, 일본과 같은 핵심 국가의 거점장까지 소환되는 등 파장이 컸다.

당시엔 김 원장의 비서실장 출신 A씨가 국정원 동기이거나 지연, 근무연 등으로 얽힌 인사들의 승진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김 원장과 권 1차장 간 불화설도 끊이지 않았다. 당시 파문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김 원장으로부터 국정원 조직 정비에 대한 보고를 받고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라”며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하지만 A씨가 면직된 이후에도 김 원장을 통해 인사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추가로 감지되고, 권 1차장에 대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감찰에 들어가면서 국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조처는 이미 예견됐다. 특히 최근 외국 순방으로 잇따라 서울을 비운 사이에도 국정원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외부로 노출되는 일이 잦자 윤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고, 이것이 전격 경질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주변에선 “윤 대통령 순방 중 김 원장이 국정원 내 일부 간부에 대한 인선을 강행한 것도 문제가 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김 원장에게 한반도 긴장 고조 국면에서 이스라엘 모사드처럼 국정원이 초일류 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길 주문했고, 기대 또한 컸다”며 “이에 조직 안정 차원에서 김 원장은 두고 1, 2차장만 교체해야 한다는 외교·안보라인의 건의도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국정원의 내부 기강을 다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 후임 인선과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국정원 내부의 기득권이나 알력이 상당하다는 게 확인된 만큼 리더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윤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나 내부 조직을 잘 아는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단 여권 핵심부에선 김용현 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모사드 같은 정부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변함없지만, 강하게 그립(장악력)을 잡고 내부 조직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김 처장이 높게 평가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처장이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라는 점은 부담이다.

김 처장 외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이 밖에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주축인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의 이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이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 대상이기에, 물리적으로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만 정보기관 수장을 오래 비워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최대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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