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 넘긴 한국 영화로 4번째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 '비트' '아수라'의 김성수 감독 연출로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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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ㆍ12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22일 개봉)이 흥행몰이에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4일 만인 25일 누적 관객 126만명을 기록했다. 26일 오후 6시 현재 180만 관객을 넘겼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개봉 4일 만에 누적 관객 100만명을 넘긴 영화는 ‘범죄도시3’(최종 관객 1068만명), ‘밀수’(514만명), ‘콘크리트 유토피아’(384만명)에 이어 ‘서울의 봄’이 네 번째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수도 서울에서 벌인 군사반란을 44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화했다.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암살로 유신 체제가 막을 내린 뒤 12월 6일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에 선출됐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안 돼 군사 반란 세력은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비롯한 군 지도부를 체포하고, 서울 시내에 병력을 투입해 육군본부, 국방부, 주요 도로를 점령했다.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렸다.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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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은 계엄사령관을 강제 연행해 실권을 장악하려는 신군부 전두광(황정민) 보안 사령관 세력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이태신(정우성) 수도경비 사령관의 긴박한 9시간을 그렸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입니까?"라며 군내 사조직을 총동원해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이는 전두광과 그의 야망에 맞서는 이태신, 둘의 대결로 극화했다.
‘역사가 스포일러’라지만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영화 속 상황이 보는 내내 답답했다며 스마트워치로 심박 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인증하는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를 기억하는 관객들은 9사단장 노태우(영화 속 이름 노태건)를 연기한 박해준의 “맞습니다. 믿어주세요” 같은 대사에 실소를 터트린다.
반란군 진압에 나서며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상을 올려다보는 이태신(정우성).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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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감독은 지난 9일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열아홉 살 때 한남동 집에서 총성을 들었다. 10년도 더 지나서야 계엄사령관 납치 당시의 총격전이었음을 알게 됐다. 신군부의 대담한 작전과 탐욕에 분개했고,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대응 방식도 안타까웠다”고 제작 동기를 밝힌 바 있다. 악덕 시장(황정민)과 그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부패 경찰(정우성)의 이야기를 그린 ‘아수라' 이후 7년 만의 신작이다.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처럼 만들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신군부 세력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기에 거기 들어가 내 마음대로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당시 진압군은 제대로 된 저항을 못 했지만 이태신은 잠시나마 전두광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행주대교에 홀로 서서 제2공수여단을 되돌리는 것도, 경복궁 앞 대치 장면도 허구다.
민감한 역사를 심판대에 올린 이야기의 힘을 완성한 건 배우들의 호연이다. 겁에 질린 듯, 만족한 듯 화장실 벽을 보며 혼자 웃음을 터뜨리는 마지막 장면으로 황정민은 브레이크 없는 욕망의 화신을 완성했다. 안 될 싸움을 위해 남은 병력을 끌어모으며 “내 눈앞에서 내 나라가 반란군에 무너지고 있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는 게 그게 군대냐”고 외치는 이태신의 일갈은,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이유일 것이다. 마지막 대치를 위해 광화문으로 나아가는 이태신이 이순신 장군상을 바라보는 장면 또한 그렇다.
‘서울의 봄’은 총 제작비 27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460만명이다. 141분. 12세 관람가.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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