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김기현 겨냥 "혁신위 무력화 올바르지 않아"
'김기현 체제' 의총 공방…이용 "金체제로 똘똘 뭉쳐야" 성일종 "기득권 내려놔야"
손잡은 인요한과 김태흠 |
김 지사는 오전 충남도청에서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혁신안으로 낸 것들이 당에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하면서 '국가나 당, 국민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가' 자신을 되돌아보는 부분이 필요한 거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며 "그런 부분에 집착 안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단지 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마누라하고 자식 빼고 다 바뀌어야 한다'는 인 위원장 말에 100% 동감한다"며 "지금처럼 당 중진들이나 이런 분들이 혁신위 이야기를 적극 받아들이지 않고 시간 끈다면 위원장님이 논개처럼 다 끌어안아 버려라. 혁신에 속도 조절이 어딨나. 그분들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정기국회 끝나면 스스로 그만둘 사람들 아니니까 강하게 하라"고 인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김 지사는 초선 의원과 원외 인사가 다수인 당 최고위원회 구성을 지적하며 "당 대표가 꼬마 대장 노릇을 하는 형태에서 된장찌개처럼 깊은 의사결정이 나오겠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웃으며 "지사님 같은 분이 많이 계시면 저희 일이 좀 쉬울 텐데"라고 말했다. 김 지사의 '논개' 언급에는 "명심하겠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거론, "그나마 다행인 게 두 장관께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틀 전에 원 장관이 전화 와서 '깊은 고민 하고 있는데 고민해보고 올바른 길로 가겠다'고 해서 큰 힘이 되고 고맙다"고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
인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국민 대신 정치인이 나라를 위해 희생해야 한강의 기적뿐 아니라 여의도의 기적을 이룰 수 있다"면서 지도부·중진·친윤 의원들을 압박했다.
김 지사도 기자들에게 "중진들이나 지도부에 있는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강서구청장 선거가 끝난 뒤 밑에 실무자들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하고 본인 스스로가 책임 안 지는 자체부터 뭔가 잘못된 생각"이라며 김 대표를 직격했다.
김 대표의 울산 지역구 출마설에 대해서도 "지역에서 몇 분들이 이야기하는 걸 앞장세워 상황을 피하려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김기현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상반된 의견이 충돌했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은 "선거가 5개월 남았다. 무슨 비상대책위원회인가"라며 "김기현 대표 체제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 발언이 끝나자 일부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박수로 호응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의원은 서면으로 준비해온 원고를 꺼내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당내 혼란 상황 때처럼 이번에도 대통령실의 의중을 전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00% 윤심(尹心·윤대통령 의중)이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그 주변 누군가와는 조율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성일종 의원은 의총에서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현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지적하며 "혁신위가 활동을 잘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런 기획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의 '중진 퇴출' 권고를 예시로 들며 "내년 총선은 단결해야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라 혁신해야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비대위 체제 전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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