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국인 가사도우미 운영업체 파소나(PASONA)그룹 현지 취재
"외국인 고객비중 30→40%...사생활 중시하는 부유층 내국인 고객 늘어"
"돌봄이나 간병은 일체 하지 않아...일본인 도우미와 임금차등 없어"
日 외국인 가사도우미 기숙사비 등 뺀 월급 평균 20만엔(175만원) 수준
일본 파소나그룹의 외국인 가사도우미(쿠라시니티) 부서장 후미코 타무라씨(사진)가 16일 도쿄도(東京都) 미나토구(港区) 자사 세미나실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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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쿄)=김용훈 기자] 정부가 도입키로 한 ‘일본식’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가 출산율 제고라는 국내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일본 도쿄에서 확인됐다.
여성이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육아와 가사’를 모두 맡길 수 있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데려오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의도지만, 정작 일본에서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운영하는 파소나(PASONA) 그룹 관계자는 가사도우미의 업무 범위에 ‘돌봄’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 정부는 올 연말까지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명을 데려오려 했지만 이런 이유가 걸림돌로 작용해 연내 시행이 어려워진 상태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파소나그룹의 외국인 가사도우미(쿠라시니티·Kurashinity) 부서장인 후미코 타무라씨(사진)는 “파소나가 고용하고 있는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제공할 수 있는 내용은 기재돼 있는 내용이 전부”라며 “돌봄(베이비시터)나 간병은 일체 들어가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파소나그룹이 명시하고 있는 서비스는 진공청소기, 걸레질, 욕실청소, 화장실청소, 주방청소, 설겆이, 빨래, 창문청소, 바닥청소, 옷장정리, 다리미질, 침실정리, 드리아크리닝 맡기기, 식물에 물주기, 쓰레기 버리기 등 총 15가지로 구분돼 있다. 모두 가사일이다.
파소나그룹은 일본 정부가 도입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수행하는 6개 기업 중 도쿄와 가나바와현을 맡고 있는 기업이다. 이들이 관리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현재 55명으로, 내년 3월까지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다만 수요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타무라 씨는 “기존 30%가량이던 외국인 고객 비중이 최근 40%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영어 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60%를 차지하는 내국인도 부유층이 다수다. 그는 “세대 소득이 1000만엔(8740만원)이상이 대다수”라며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외국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파소나그룹의 설명대로라면 일본식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 정부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다. 가장 첫 걸림돌이 ‘육아’는 업무에서 제외한다는 점이다. 앞서 우리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나설 당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 ‘육아와 가사’를 대신할 외국인 가사도우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첫번째 조건부터 맞지 않는 셈이다. 이 탓에 연내 시범사업을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들여오려 했던 계획이 꼬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가사도우미와 육아를 함께 하는 도우미를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이 필리핀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도 문제다. 파소나그룹에 따르면 외국인 가사도우미 임금은 일본인 가사도우미와 차이가 없다. 단,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머물 곳이 필요한 만큼 임금명세서에서 기숙사 비용이 차감된다. 손에 쥐는 돈은 20만엔(약 175만원) 가량이다. 기숙사비, 교통비를 감안하면 월 이용 금액은 200만원을 웃돌 수 있다.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 월평균 소득은 736만6000원(2022년 4분기 기준)이다.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월급을 주려면 맞벌이 가구 소득의 27% 가량이 든다. ‘가사’에만 소득의 27%를 지출할 의사가 있는 맞벌이 가구는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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