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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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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더 내릴 듯'... 상생금융 다음 타깃은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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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보험사 CEO 간담회
생보는 방안 마땅치 않아 고민
한국일보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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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을 요구하고 나선 금융당국의 시선이 은행권에 이어 보험업권으로 향하자 업계 전체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보험 상품 특성상 '당장 체감 가능한' 방안은 손해보험(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료 인하인데, 당국의 압박 수위에 따라 인하폭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내달 6일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한다. 20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와 마찬가지로 상생금융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달 보험업권을 만나) 보험사 특성에 맞는 방법으로 (상생금융)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다음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올해 보험사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영향도 있지만, 보험업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9조1,440억 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생명보험(생보)업계는 3조8,159억 원을, 손보업계는 5조3,281억 원을 기록했다. 회계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3.2%나 순익이 증가한 것이다.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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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력한 방안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다. 전날 김 위원장이 금융지주에 언급한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의 대상은 의무보험으로 가입자만 2,400만 명에 달하는 자동차보험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 자동차 운행률이 줄면서 '만년 적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자 손보업계는 최근 2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1~2%가량 낮춰왔다. 올해도 흑자를 낸 대형 손보사 중심으로 1.5~2% 정도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당국이 이보다 더 강한 상생금융 방안을 요구할 경우 손보업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상 회복 이후 자동차 운행률이 다시 높아지면서 내년엔 손해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당장 자동차보험료를 1%포인트만 더 내려도 최소 2,0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율을 인하할 경우 언제든 적자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보험료를 깎아주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세대 실손보험은 5년간 보험료가 동결된 데다 손해율이 너무 높아 내년에는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상황이 달라 일괄적인 방안을 내놓긴 어렵겠지만, 여유가 되는 일부 보험사는 1세대 실손보험료를 일부 조정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상생금융 방안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연금보험 등은 보편적인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일부 보험사가 청년 등 금융취약층 대상 저축보험 상품을 내놓긴 했지만, 파급력이 크지 않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을 보험 상품으로 내놓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회공헌 등 다른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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