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니 4% 뗄게"…공정위, 하도급 대금 부당 감액한 프론텍 제재

과징금 7,900만 원에 지연이자 지급 명령
발주서에 법정기재사항, 서명 등 누락도

공정거래위원회 로고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부당하게 하도급업체 대금을 깎은 제조업체 프론텍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24일 볼트·너트류 제조업체 프론텍이 수급사업자에 자동차 부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대금을 감액한 행위와 관련해 과징금 7,900만 원을 부과, 감액분의 지연이자 1,188만 원까지 지급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부당 감액 행위와 함께 발주서 등 서면을 교부하면서 법정기재사항과 서명 등을 누락한 데에도 시정명령을 내렸다.

프론텍은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로크 너트, 잭 핀 등 자동차 부품 제조를 맡긴 뒤 대금으로 현금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하도급업체에 줘야 할 납품 금액에서 매달 3.85%를 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하도급업체가 받지 못한 금액은 이 기간 총 1억1,686만 원에 달한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프론텍은 해당 감액분 전액을 하도급업체에 돌려줬다.

현금으로 주면서 하도급대금을 '지나치게' 감액했는지 여부는 심사지침상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와 비교해 판단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사건은 적정 비율 대비 최소 9배에서 최대 16배를 초과해 대금을 감액했다"며 "잘못된 관행에 의한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적발해 엄중 제재, 향후 동일·유사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높였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프론텍은 2022년 9월 이전까진 기본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발주서만 내주는 방식으로 거래했는데, 발주서엔 하도급대금과 납품기한 등 법정기재사항을 비롯해 양측의 서명이나 기명날인도 없었다. 이후 쓰기 시작한 기본 계약서에도 제조 위탁 관련 수량·단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