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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미·중 견제 겨냥한 ‘핵심원자재법안’ 최종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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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구리 등 신재생에너지 원자재 확보 경쟁 본격화 신호탄

한겨레

아프리카 짐바브웨 부헤라의 리튬 탄광. 유럽연합이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필수적인 핵심원자재 확보 노력 강화를 위한 법안에 합의했다. 부헤라/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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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 산업에 쓰이는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원자재법’ 제정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13일(현지시각)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 정상회의(유럽 이사회), 입법기관인 유럽의회와 핵심원자재법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합의안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인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 법안은 풍력발전 모터용 영구 자석에 쓰이는 희토류,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코발트, 니켈, 반도체용 실리콘, 구리 등 34개 원자재를 핵심 또는 전략 원자재로 규정하고 특별 관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초 집행위원회의 초안에 없던 알루미늄과 합성 흑연도 관리 대상 원자재에 추가됐다.

법안은 2030년까지 이들 핵심 원자재의 유럽연합 내 수요 중 10%를 역내에서 채굴하고, 40%는 역내에서 가공·처리하는 것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또, 전체의 25%는 재활용하도록 규정했다. 재활용률은 애초 집행위의 초안(15%)보다 10%포인트 상향됐다. 이와 함께 특정 원자재를 한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걸 막기 위해 특정 국가에 전체 수요의 65% 이상을 의존하지 않도록 수입을 다각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핵심원자재법은 신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산업, 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에 필요한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을 펴는 데 대응하기 위한 성격을 띤 법이다. 이 법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처음 제안했으며, 구체적인 법안은 지난 3월 17일 공개됐다.

법안이 공개된 지 약 8개월 만에 회원국들과 유럽의회가 합의에 도달한 것은 미래 산업 분야에서 미국·중국과 본격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됐다. 볘라 조우로바 유럽연합 가치·투명성 담당 부집행위원장은 “중요한 입법 제안에 기록적인 속도로 합의가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법은 유럽이 녹색 및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는 데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코발트는 세계 생산량의 65%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되고 전체의 60%는 중국에서 가공된다. 또 알루미늄 합금 등에 주로 쓰이는 마그네슘의 경우, 유럽연합 수요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영구 자석에 쓰이는 희토류는 거의 전량이 중국에서 가공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 쓰는 백금의 71%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회원국들의 핵심 원자재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에리 브레통 유럽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관련 사업 승인 절차를 단축하고 효율화하는 한편 투자자금 확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회원국들과 협력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국제 협력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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