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실물자산 시장 분석 및 전망’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탈탄소 시대를 맞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실물자산은 주식·채권보다 인플레이션과 같은 외부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적다고 이유를 밝혔다.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의 투자 관리를 담당하는 누빈은 올해 6월 30일 기준 1조1000억달러(약 1457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누빈은 27개국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2021년 3월에 서울 사무소 문을 열었다.
누빈이 올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기후 위기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세일즈 CEO는 “실물자산 수요를 이끄는 건 경제 성장보다는 고령화·탈탄소 같은 구조적인 메가 트렌드”라며 “전 세계 인구가 2050년까지 9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동식물 식생지의 절반을 농업에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농지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누빈 측 설명이다. 농지 투자는 투자자가 소유한 농지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수익을 올리거나 현지 농민에게 토지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얻는 방식이다. 마틴 데이비스 누빈 내추럴 캐피탈 글로벌 헤드는 “많은 기관투자자가 미국·호주·칠레·브라질·스페인·포르투갈 등 10개국 농지에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고액 자산가 등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데이비스 헤드는 “여러 국가에서 46가지의 다양한 작물에 분산 투자하면서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을 헤지(hedge·위험 회피)하면서 일관적으로 수익을 낸다”고 했다.
이날 누빈은 한국 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청정에너지 분야를 꼽기도 했다. 비프 오소 누빈 인프라스트럭처 글로벌 헤드는 “한국에서 태양광과 풍력 부문 생산 능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30% 이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 투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칼리 트립 누빈 리얼이스테이트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은 전 세계 이커머스 3대 시장인 만큼 물류 자산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오피스 시장도 강남과 여의도 공실률이 1%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부동산 투자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빈은 현재 국내에서 남양주와 의왕 등 물류센터 2곳에 투자하고 있다.
트립 CIO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어느 정도 멈췄다”며 “한국의 경우 지난해 서울 오피스 임대료가 12%가량 올라 금리 인상분을 상쇄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소가윤 기자(so@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